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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섬 폐교의 동자신을 천도해 준 이야기"


외딴 섬에 남아 있던 폐교에 귀신이 나타난다고 한다.
겨울 바다 안개 속을 뚫고 가보니 촬영 팀이 기다리고 있다. 담당 PD에게 물었다.
“ 뭔가 찍을 게 좀 보입니까 ?”
“ 보이기는~ 요, 아직 아무런 특별한 것을 찾아내지 못했어요.”
다른 무속인과 함께 온 PD의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다.
사실 그 폐교자리는 영혼이 나올 만한 특징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이미 수차례에 걸쳐 흉가 촬영 팀이 여러 방송국에서 단골자리로 정하여 다녀갔었다.
교실에 들어서자 낡은 천정과 벽체 그리고 부서진 초등학교의 이미지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교실 한쪽 구석에서 동자신이 나무그림자 처럼 슬그머니 나타난다.
옷차림새를 보니까 최근에 아마 이 아이 영혼이 무당과 함께 왔다가 떨구어진 것 같았다. 나이는 6-7세쯤되어 보인다.

“ 넌 무슨 일로 여기 있냐 ?”
“ 아이 추워, 추워....”
겨울바람이 차서 동자도 춥다고 한다. 아이를 감싸 안았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먹을 것이라도 준비해 오는 건데 잘 못한 것 같았다.
“ 동자야, 너는 여기에 어떻게 왔니 ?”
“ 응 나 여기 온 건, 무당 누나 따라 왔다가 그냥 그렇게 됐어.”
비참하고 불쌍한 일이다. 어떻게 자기 신령을 홀로 놓아두고 그냥 갔는지.
황금 삼족오(三足烏) 화폭을 펼쳐 바닥에 깔고 천령준비에 들어갔고, 수삼분 동안 묵도한 뒤에 천도제를 올린다.
사실 삼족오 그림은 왜구의 침입, 근세에는 일본해군의 침입을 당하여 국토 피침의 전초기지였던 이 섬을 방호하려는 뜻에서 지니고 온 삼족오 부적이었다. 그러나 이 그림이 동자신 천도에 쓰일 줄이야.
“ 동자야, 조금만 기다려, 살기 좋은 극락세계로 보내 줄게. 너한테 꼭 맞는 세계가 있는데  이름이 천호랑천(千戶郞天)이야. 거기는 너 같은 동자 신들이 따로 모여 사는 곳이거든. 심심하지 않을 거야.”

폐교에 와서 흉가랍시고 공포물을 제작하는 것도 문제지만, 데리고 온 동자신도 챙기지 못하는 무속인이 더 큰 문제다.

가엾은 동자를 마치 그전부터 폐교에 살던 지박령인 것처럼 가장하여 영상물로 만들어 버리는 고약한 마음이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 지난 여름에 방송 프로에서 본 것 같다. 뒤로 자빠뜨리면서 무속인의 몸에 들어간 동자신 빙의를 해결한다고 하였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그녀가 데리고 온 동자신이였고, 그렇게 한 다음 그대로 현장에 남겨 두고 떠난 것이다. 무속인들 중에 자기가 데리고 살다가 소용이 닿지 않고 귀찮은 동자 신을 버린다는 말은 가끔 들었지만 실제로 그런 황당한 일이 폐교에서 일어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다.

“ 동자야,  그런 심술궂고 야속한 무속인한테 어떤 유혹을 하더라도 다시는 가지 마라. 이런 식으로 버려지면 안 되니까, 알았지?”

물론 극락으로 떠나니 걱정은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동자 신에게 당부했다. 쬐그만 손이 흔들리면서 떠나간다.

하늘로, 하늘로.

2008년 2월 6일  제마법사  청강 김세환

_ 이 스토리는 곧  2월 구정이후에 "제마 고스타니아"에서 방영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