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야기 빗자루 도깨비 씨름의 영적 해석

사람과 귀신의 격투기 /할아버지의 도깨비 씨름?


 
"사랑과 영혼" 이라는 영화를 보면 열심히 깡통을 발로 차며 물건을 움직이려고 연습하는 주인공 귀신이 천신만고 끝에 그 목적을 달성하고야 마는 장면이 나온다.
어떻게 주인공 귀신은 그 일이 가능해졌을까 ?
귀신은 몸이 없어서 물리적으로 힘을 가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생각을 없애라고 선배 귀신이 가르쳐 줬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 귀신이나  그런 일이 가능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해서 무턱 대고 연습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귀신이 물체를 움직이는 일이 가능한지, 이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이어진다.( 집안 물건이 움직인다든가 하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의 예)
 
그리고 만일 귀신과 몸으로 싸우고 싶다면 다음의 옛날이야기를 참고로 듣고 이해하면 금방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옛날에 우리 할아버지는 집에 돌아오실 때 성황당이 있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도깨비와 밤새껏 씨름을 하셨데.
씨름에 이기셨다고 좋아서 집에 돌아 오셨는데,
나중에 해 뜬 다음 그 자리에 가보니까, 거기에 썩은 빗자루 하나가 널브러져 있더레.=
 
이 옛날이야기는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지만, 사람이 귀신과 직접 맞닥뜨려 씨름하는 일이 가능함을 보여 준다.
그러나 과연 어떻게 사람이 형체가 없는 귀신과 밤새도록 씨름할 수가 있을까 ?
 
이 일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빙의현상이다.
그 할아버지에게 아마도 다른 도깨비가 빙의했을 것이다.  사람에게 귀신이 빙의되면
다른 귀신과 영체가 서로 부딪히면서 투쟁이 가능하다.
 
이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귀신을 물리치는 제마사들은 일시적으로 영혼(수호신령)의 힘을 빌려 몸에 들어오게 하고
상대방귀신과 몸싸움을 벌이는 일이 있다.
 
이때 어느 쪽의 기력이 강한가에 따라 승패가 나눠지고, 귀신과 싸우는 기력은 역시 그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빙의한 귀신이나 영혼의 기력에 비례한다.
그리고 도깨비와 씨름하여 이긴 할아버지는 아마도 씨름판이었던 느티나무의 성황신이
빙의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썩은 빗자루에는 씨름을 하자고 도전한 도깨비 귀신이 빙의하여 물령화 현상을 일으켰을 것이다.

2005년 7월 4일  제마  청강/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