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마치 단체 여행을 떠나듯이 열반에 든다.
2003년 11월 12일부터 시작하여 바로 지난 12월 13일에 이르기까지 청화스님- 정대스님- 덕암스님- 덕명스님- 월하스님- 그리고 서옹스님, 무려 여섯분이나 가셨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도 " 중 살림 40년에 이런 일이 처음이라"고 한다.
왜 이럴까 ?
열반이란 삶을 마감하는 것이고 죽음이란 삶의 거울이다.
거울을 닦아서 맑고 향기롭게 하는 일이 열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열반이라고 하는 것이 범인들에게는 누워서 떡 먹는 일보다 일어날 확룰이 높은 목이 콱 막히는 어려운 일이라고는 하지만 ,
그래도 큰스님들이 돌아가실 때 그들의 죽음이 어찌 좋은 가르침이 아닐 수가 있을까 !!
먼저 청화 스님의 경우 젊은 세대들에게 새롭게 믿는 법을 설파하시면서 태안사의 힘을 전달하신 공로가 있으시고,
정대 스님은 겉보기와는 다른 법이니 쓸데없는 사람(無用之物)들에게 너 쓸데없는 넘(놈)이라고 꾸지럼하시는 용기가 있으셔 그것을 가르쳐 주셨고,
덕암 스님은 덕을 베푸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덕목임을 이루게 하셨고,
덕명 스님은 하는 일없이 절간에 있지 말라고 한사람에 한가지 덕목(一人一技)를 늘상 강조하셨고,
월하 스님은 높은 뜻이 있어도 가림이 없어야 함을 일깨워 주셨고-(無碍高請)
서옹 스님은 남들이 갈 때 가야 함을 일러주셨다.
그분들의 이름을 땡감이라 하고 , 한 줄로 메달아 곶감 꼬챙이에 꽂으면
淸 正 德 德 月 西 僧 이니
和 大 巖 明 下 翁 座 로다.
풀이 하자면 이렇소이다.
" 깨끗하고 덕이 많고도 많아 달 저문 하늘아래 큰 스님이시니, 모두 화합의 큰 바위에서 퍼져나오는 방광아래 앉은 늙은이였구나 "
이렇게 승좌(僧座:스님의 자리)라고 하는 글을 덧붙히자 아름다운 한시가 나온다.
부디부디 어른들의 열반제하에 모든 종단의 화합과 발전이 깃드시기를 비나이다.
2003년 12월 19일 대영계 제마회장 서산 김세환 합장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