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으로 민간인 피해가 엄청나다고 듣는다. 현재까지 사상자가 2,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처음부터 무엇 때문에 하는 전쟁인지 잘 모르고 있다가 막상 전쟁을 한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는데, 실제 상황에서 이라크 사람들이 무고한 죽음을 당하고 있다니 입 다물고 앉아 있기 힘들다.
전쟁의 목적이 어떤 사람은 석유관할권 때문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미국이 세계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라크가 그 동안 미국에 대들고 저항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다.
우리나라는 전쟁에 반대하면서도 파병을 하기로 했다. 인류의 정의라고 하는 의미에서는 아무리 봐도 어느 것 하나 내세울 명분이 없는 전쟁이지만 밉보이면 크게 다칠 공산이 크니까 어쩔 수 없이 파병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같은 약소국가의 슬픈 운명이다.
이것이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니다.
몽고군이 일본을 정벌하려고 할 때 우리 고려군이 함께 했던 일이 생각난다.
월남에 파병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래도 그 때는 이데올로기 전쟁이라든가, 왜구 소탕이라는 명분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더럽고 무서운 전쟁이 현재 상태로 보아 오래 끌 것 같지는 않다.
이미 바스라의 석유 밭은(가용채정량:약 36억 배렬) 잡아 놓은 상태이고, 바그다드를 파괴해 보았자 얻는 것은 세계여론의 악화 뿐이므로, 종전을 위한 결단이 내려지기 얼마 남지 않았다.
만화를 보면 저승으로 들어가는 이라크 인 전용관문에 너무나 많은 이라크인 희생자들이 몰려 있고 미국인들이 들어가는 관문에는 드문드문 들어가는 모습이다.
똑 같은 전쟁이면서도 이렇게 불공평한 희생을 보이는 원인은 비교도 안 되는 전력의 격차 때문인데, 이러한 사태가 오래 간다면 미국은 이제 영원히 이라크인들 뿐만이 아니라 전 인류의 저주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
그 옛날 로마가 그랬듯.
2003년 4월 3일 서산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