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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야기 뱀귀신이 씐 사나이

2005.08.15 03:47

xemasa 조회 수:9816

공연히 몸을 뒤척거리며 뱀처럼 구불텅하게 비뚜러진 자세를 보이는 한 남자가 찾아 왔다. 자기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의 간부라고 말하는데 아무리 보아도 품위가 어울리지 않았다. 이름을 대라 하고 문제가 되는 증상을 물었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하여 돌려 보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상의하기 위하여 찾아 오지만 그중에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여 일단 증상을 물은 다음 날짜를 정하여 다시 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신분을 속이려는 사람은 병이 낫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자기의 증상을 이렇게 말했다.
" 아무리 노력을 해도 사람들이 내 뜻에 따라 주지 않아요.  부하들도 처음에는 말을 잘 듣지만 조금 함께 일하면 위엄을 느끼지 못하고 맞먹으려고 듭니다.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
사나이는 자기가 중견간부를 거쳐 정상적으로 성장한 그 회사의 중역임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으나 법장이 보기에는 그다지 매력적인 인간은 못되는 것 같았다. 더구나 그는 사람들을 만날 때 몸을 꾸부정하게 옆으로 꼬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다.  본인은 그 점을 알고 있는지 법장 앞에서는 비교적 자세를 바로  잡으려고 애썼으나 소파에 기대앉은 기본 자세는 여전히 비뚤어진 흉한 모양세였다.  그리고 사나이의 문제가 원인불명의 질병도 아니고 자기의 처신에 대한 것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겼다.  그리고 일주일 쯤 지난 어느날 다시 그로부터 만나 뵙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는 이번에는 자기의 병을 고쳐 달라고 말했다. 첫날은 병에 대하여 아무 말이 없었으나 심각한 표정으로 속내를 털어 놓기 시작했다.
" 사실은 말이죠. 저한테 이상한 증상이 있어요. 보시다시피 몸을 비비 꼬면서 뒤틀리는 증세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면전에  예쁜 여자만 나타나면 사죽을 못 쓰고 비비 꼬여요.  아무 상관도 없는 여직원의 몸을 들여다 보고서 혼자 상상하는게 거의 습관이 되어 있고, 어디를 가나 그저 그 생각 뿐인데, 또 이상한 것은 뱀탕을 먹으면 그 생각이 씻은듯이 사라집니다. 그 대신 부하직원들을 보면 무조건 괴롭히고 싶어져서 미치겠어요. 여자생각이 사라지면 이번에는 직원들 괴롭히는 궁리만 한다고 할까-- 그런 일이 벌서 10년이상 반복됩니다. 난 어쩌면 좋지요 ? 법장님, 여기에는 필경 무슨 이유가 있을 터인데 좀 알아내서 조치를 취해 주세요 "
사나이는 어쩌다가 회사내의 어린 여사원을 손댈번 한일도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리고 부하직원을 혹독하게 다루다가 밤중에 맞을 뻔 한일도 있다는 말을 했다.
거기 까지 사나이는 아주 어려운 상황을 털어 놓은 다음 자리에 앉아 졸고 있었다. 아마도 긴장이 풀린 탓이었으리라 짐작되었다.  그런데 법장이 영적으로 투시에 들어 가자 엄청난 사실이 그의 뱃속에 숨어 있음이 들어 났다.  그는 몸 전체가 거의 뱀의 화신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뱀을 잡아 먹은 사람이었다. 뱃속에서 각종 뱀들이 끔틀거리며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는 모양이 그대로 들어났다. 징그러운 눈으로 힐끔거리면서 혀를 날름대는 모습이 징그럽기 그지 없었다. 그 중에 가장 많은 것은 살모사로서 꿈지럭거리며 법장에게 다가오고자 자꾸만 그의 배꼽을 통하여 머리를 밖으로 내미는 것이다.
" 넌 누구냐 ? 도대체 너는 누구이기에 그렇게 이 사람 몸 속에서 버티고 앉아 자꾸만 괴롭히는 거냐 ? 그렇게 하면 할수록  너는 점차 지옥의 길을 걸어 가게 된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런 짓을 반복하는 것이냐 ?"
법장은 그들이 뱃속에 들어 앉아 동물령 빙의를 일으키고 그 영향으로 성격이상자가 되어가는 남자를 구해주기 위하여 애썼다.
그때였다. 그들은 비로소 인간의 모습으로 다시 바뀌면서 다시금 법장의 가슴을 향하여 달려 나와 치받기 시작했다. 어떤 남자는 포악한 형상을 하고 지금이라도 때려 죽일 듯이 잔혹한 태세를 보였고, 또 어떤 여자는 역시 그러한 요염하 모습으로 유혹하는 손길을 뻗어 왔다. 이런 자들이 뱀의 모습으로 사나이의 뱃속에 들어가 앉아 있다니 도저히 말이 안되는 일이다.  퇴마의 주법을 동원할 차례였다. 그들은 말이 필요없는 악령들이기 때문이다.
법장은 뜸을 뜰 준비를 하였다. 바싹 마른 쑥과 마늘을 섞어서 만든 묘방을 꺼내어 그의 손등에 한수저 분 올려 놓고 불을 당겼다.
" 앗, 뜨거워 ! "
외마디 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남녀로 화신했던 뱀들은 다시 본래의 모습이 되어 사나이의 뱃속을 향하여 움추려 들었다.
왼손등을 지지고 그 다음 오른 손등 차례였다.
" 그러지마세요. 법장님, 그러면 전 죽습니다. 그들이 그냥 두질 않을거에요 "
이 사나이는 그들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으면서 내버려 뒀단 말인가 보다.  오른 손등을 꼭 붇들고 뜸을 뜨기 시작하였다.
뱀들이 점차 아스팔트 범벅처럼 끈적 거리는 모양으로 변하더니 식도와 입을 향하여 올라갔다. 그러자 그는 뭔가 시커먼 액체를 입으로 뿜어 내기 시작했다. 종이에 받아 보자 그것은 감청색의 위액 비슷한 것인데 처음 보는 것이다.
--- 그리고 다음날이었다. 그 사나이는 훨씬 맑아진 얼굴로 찾아 왔다.
"뱀들이 사라졌어요. 절 보셔요. 이렇게 바로 앉지 않습니까?"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꾸불텅하게 옆으로 제쳐졌던 앉음새가 하루 아침에 고쳐지고 그의 뱃속에는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 유상무라고 했던가요 ? 유상무님은 아마 모르셨을 겁니다. 뱀을 함부로 잡아 먹으면 이런 일이 생길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뱀 속에 사악한 사람의 영혼이 깃들여 있다가 점차 하나씩 뱀의 영체로 뱃속에 중금속 같이 축적되어 왔고 그 악령들의  영향을 받아서 색정령과 포악한 아수라 처럼 자신이 변해 갔음을 말입니다. 뱀탕 한번 먹으러 다시 갈까요 "
그는 눈을 아래로깐채 아주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