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1 10:54
[질문] 점술가는 왜 대체로 가난한가?
술학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세상이 혼탁해지고 살기가 힘들어지다 보니 더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각기 세상살이 삶의 방식을 풀어 가면서 자기의 방식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자기 아빠는 슈퍼맨이니 온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말이죠.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그러한 것에 동조하기에는 이미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을 하거나, 내 스스로 본인이 유치한 것이든 아니면 그러한 이야기를 세상의 진실인 마냥 설파하는 사람을 유치하게 여기든 말입니다.
요즘에 술학을 하면서 깊어지는 생각이 있습니다. 왜 술학을 한다는 사람들은 스스로 잘 살지 못하고 남이 어렵게 모은 품삯에 대해 동냥을 하는 것일까? 그것이 전생의 업보인가, 아니면 현세에서 배운 재물을 구하는 수단에 불가한 것인가 말입니다.
분명 사주팔자만 가지고서 기가막히게 알아 맞추는 술사가 있음을 알고 그의 능력과 노력이 일반 자수성가한 사람의 그것에 비추어 한치의 모자람도 없음을 아는 저로서도, 대체적인 술학의 모습을 보고 많은 실망을 금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답변]
術
술이란 나무때기를 가지고 처마지붕을 만드는 재주라는 뜻인데
뭔가 어려움이 있으면 그걸 풀어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行間에 굽어진 나무때기가 들어간 이 글자만 보더라도
술학의 한계는 너무나 뻔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지요.
하지만서도 이 조차 터득하지 못한다면 정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어찌 대처할지가
궁금하군요.
모든 어려움은 그 자체보다도 내가 어찌 받아들이느냐 하는 데 따라서 결과가 나오는 법이므로,
술학은 고난의 행자들에게 자기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게 만드는 길이 아닐까요 ?
술사들의 고민은 바로 거기에 있지요. 자칫하면 머리로만 아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모르게 되거든요.
결국 술학이란 미리 지금상황과 나중의 상황을 대비해가면서 결정하게끔 만드는 설득방식의 하나임을 알고 찬찬히 들여다 보면서, 이미 결정된 결과를 갖고서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는 수단이 아닐까요 ?
점을 쳐서 아는 차원의 술학이란 언제나 결과를 맞추지 못하면 꽝이고 주변을 속이는 결과를 가져와서, 오히려 설득력을 약화시키거든요.
여기 왕림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그런 점을 잘 아시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여기 나온 예측치들이 정확해서 그런지, 이미 술학의 대가가 되어서 잘 맞추는 기술을 익혀서 그런지 아니면 이미 결과를 아는 분들인지 그게 늘 궁금할 뿐입니다. 사회상황을 미리 예지 하는 측면에서 봤습니다.
그리고 술학을 하는 사람들의 빈곤문제는 아무래도 그들의 진정한 실력을 알아주는 이들이 적다는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점입니다. 점술가는 무엇보다도 신뢰성이 강해야 하는데 그런면에서 사회적 시야에서 범용성이 부족한 탓도 있고, 미신이라고 여기는 의뢰인들의 불신의식 또한 한몫을 차지하겠지요. 훌륭한 점술가가 되려면 잘 맞추는 면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의뢰인에게 얼마나 심적인 득을 줄수 있느냐와, 그들에게 얼마나 안 보이게 은근히 힘과 용기를 줄수 있느냐 없느냐는 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2017 년 11 월 1 일 제마법선사 서산 청강 장선생 선심화 김세환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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