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코너에 해당되는 자리는 편의점이 잘 된다.
모퉁이에 있는 자리는 사람들이 통행을 할 때 좌우를 살펴야 하므로 일단 걸음의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이점이 있어서 그 점포에 들리기 용이하고, 건물 자체가 크지 않더라도 양면이 트여 있어서 출입구를 두군데에 둘 수 있으므로 점포가 커 보인다.
더구나 점포의 구성을 모서리 부위에 출입구를 두는 식으로 해주면 웅장한 느낌을 주어 점포의 권위도 살아난다.
그래서 모서리의 점포는 편의점 성격을 띈 것이 많다. 예를 들면 슈퍼마켓이라든가 은행, 빵가게등의 점포가 유리하다.
한편 코너 자리는 방향성에서 이중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동남쪽의 모서리에 해당하는 자리라면 동쪽과 남쪽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면서 그 살기를 지니는 자리라는 점이 드러난다.
말하자면 좋은 점도 크지만 나쁜 점도 역시 커진다는 뜻이다.
동남쪽의 코너라면 밝고 따뜻하여 고객이 많지만 또 동시에 과다한 일광 노출로 인하여 탈색과 산기(散氣)가 많고, 쉽게 종업원이 지쳐서 자주 바뀌는 결함을 가지며 화기(火氣)에 대단히 약하다는 결점이 있다.
왜냐하면 각(角)진 부분은 양기 중에서도 매우 강한 양기를 가지고 열을 뿜기 쉬운데다가, 문이 남쪽이나 동쪽으로 나게 되는 까닭이다.
※ 대왕코너와 대연각호텔의 화재를 떠올려 볼 경우 건물이 모두 코너에 서 있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오는 사람은 새로 만나는 길거리에 관심이 쏠리므로 시야가 유실되어 코너의 점포를 보기가 어려우므로 각별한 광고물의 설치가 요청되기도 한다.
돌출 간판의 경우라 하여도 양쪽에서 보이도록 하면 좋다.
45도 각도로 내어서 건물 벽에 설치하면 양편도로에서 모두 볼 수가 있으니 좋을 것이다.
이상에서 한 블록의 모서리 건물은 대단히 예민한 자리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장사가 잘되면 아주 잘 되고 못되면 아주 엉망이 되는 자리인 점을 미리 알아야 한다.
또 한가지 흥미 있는 점은 모서리의 점포가 전체적인 블록의 이미지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바둑을 두는데 있어서 네군데의 귀퉁이를 차지하면 전체 승부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점과도 상통하는 점이다.
이처럼 기가 뻗어 나가는 자리에 어떤 점포가 들어서는가는 그 동네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명동의 유네스코회관이나, 코스모스백화점은 실패작이다.
만일 그 자리에 좀 더 세련된 건물이 들어서 있다면 명동 전체의 이미지가 달라졌을 것이다.
왠지 우중충하고 둔탁한 형태의 건물이 명동의 입구를 가리고 있어서 더 이상의 아름다움을 낼 수가 없어진 점이 아쉽다고나 하겠다.
어떤 블록에 점포를 구하려 할 때, 확실하고 번듯한 건물이 코너 자리에 서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평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