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살을 거울로 막아내다“
손사장이 매우 어렵다 한다. 건실하고 선하기로 소문이 난사람이다. 이 사람을 도와주지 않으면 누굴 돕겠는가 ? 사주를 보니 3년뒤 경쟁업체가 나타나서 곤혹을 치루고 자칫하면 사업이 망할 징조를 보여 준다. 정화가 임수와 합이 들며서 화기가 넘쳐 사업운을 망칠 조짐이다.
“3년 뒤에 나타날 경쟁자를 미리 막아야 합니다. 거처를 옮기면 됩니다.”
“ 지금 형편 상 그렇게 할 수가 없네요.”
“ 그러시다면 내가 방도를 구해 보기로 하지요.”
현장에 도착해 보니 그는 마을 어귀의 가장 남쪽에 자리한 오방살처(午方煞處: 살이 낀 자리)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화기가 넘치는 자리였다.
일단 둘레를 대강 둘러 보고 나서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신왕주법을 이용하여 토신과 산신 그리고 제반 신장 들의 도움을 받기로 하자, 급하게 삿갓 선생이 나타나셨다.
“ 제가 사장 자리에 앉아도 되지요 ?” 손사장이 그러라 한다.
---
空山此身 唯問何處 客主有室 北枝月境 就閑開明
해석하자면---
비어있는 산이 이 몸인데,
그저 허한 자리가 어디냐고 물었다.
손객이 방을 얻었는데
북쪽 나뭇가지가 달과 경계를 짓는다
한가롭게 슬며시 광명을 열도다
삿갓선생은 달필로 적어나가신다.
그런데 세로줄로 적은 이 문장을 가로 세워서 한 줄로 읽으면 문장이 새롭게 해석된다.
놀랄 일이다.
就北客唯空
북쪽 손님은 다가와 마냥 비었다 하고
閑枝 主問山
한가로운 나뭇가지 어느 산이냐 묻나니
開月有虛 此
둥근달은 허허롭고
明境室處身
여기 밝은 명경이 처신할 방이되네(다시 말해서 명경이 처방이라는 의미임)
여기서 명경이 갑자기 글짜를 바꾸어 낸다. 삿갓 선생은 그런 사람이다.
“ 명경(明境)은 곧 명경(明鏡:맑은 거울)이네요 .”
이사를 해야 근본 문제를 막을 수가 있는 사람이지만 지금 당장 형편이 안되므로 거울을 비방으로 삼아 지살을 없애자는 것이다.
당장 커브 트는 길목에 거울을 설치하시라고 일렀다.
거기서보면 사무실에 향하는 길목이며 그렇지 않아도 좌측에서 오는 차가 전혀 보이지 않는 교통사각지대였다. 이는 지나가는 여러 사람을 위하는 공익에도 부합되는 일이다.
“ 손사장님, 여기다가 반사거울 있지요. 산길에 설치하거나 골목에 설치하여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볼록거울 그것을 설치하세요.”
마침 올려다보니 청00 산의 정상이 싱긋이 내려보며 웃고있었다. 이젠 되었다.
2004년 6월 4일 청강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