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2 09:44
[제마법문] "무엇이 진짜 법문이란 말인가 ?"
말장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마치 자기가 훌륭한 법사가 다 된것 처럼 나불바눌 대중들 앞에서 지껄이더군요.익히 그 속내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서 그래 그래도 무방하다 하고 너그럽게 넘겨 주기도 하지만 역시나 그들이 지니고 있는 정신적 노리개인 <사고>라고 하는 차원에서 비롯되는 지라 한계가 들여다 보입니다.
그냥 일상사에 얽히고설킨 재미난 이야기를 하여 깨우쳐 준다면 모를까 소위 <불법>아라고 내건 이상 그래선 안 되지요.
사람들 좀 모이면 아무 이야기나 해서 관심과 환심 그리고 인기를 끌면 그걸로 대중들이 만족할지 모르나 지금 내가 하는 법문이라고 하는 말이 정말 대중에게 도움이 되는 말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면,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든가 그런 이야기는 속세에 머무는 자들이나 인구에 회자시켜서 자기잇속을 따지려고 시비를 가리는 차원이므로 법사나 보살이라고 나서는 사람들이라면 최소한 그래도 이를 넘어서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해야 진정한 <설법>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 말이 옳다면 세속에서 벌어지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구름 위에사는 선인들이나 십년 장좌불와하는 수행승으로서의 말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묵언하여 불장자를 쾅하고 한 번 내리치고 법좌에서 내려오면 될 것입니다.
도대체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순과 비리 그리고 불법과 엄청난 탐욕의 전쟁에서 희생되고 있는 중생들의 고통을 얼마나 알고 그런 말도 안 되는 법문을 뇌깔이면서 큰 법당을 소모하는지 정말 양심의 유무를 묻고자 합니다.
그 중에 윤회법에 대한 법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이 나옵니다.
"너는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서 지금 고생을 하고 살며 그 빚을 갚기 위하여 억울한 일을 겪는다"" 라고 설법하는 상황이 자주 눈에 띕니다. 만일 그 게 사실이라면 큰 재벌이 되어 떵떵거리며 왠만큼 큰 사회적인 중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 현실은 그들이 전세에 수없이 많은 공덕을 이루어 현세에서 그 가피를 받은 결과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이 모든 것이 본래 부처님이 원하시던 인연법에 대한 설명에서 적합한 법문인지 반성해 봐야 합니다. 윤회사상과 인연법을 그런 식으로 설파하면서 어찌 진정한 법문을 한다고 하겠는지 통탄할만한 일입니다.
법문의 요체( 要諦 )는 역시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길"에 대하여 진정성 있게 가르침을 주는 그런 자리에 서 있어야 옳습니다.
첫째, 아무리 절을 크고 아름답게 유지시켜 주는 대단한 힘을 가진 청신남과 청신녀들이 모인 자리라고 해도 그들이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악독함과 배려없음 그리고 무한한 탐욕을 부추기는 듯한 그런 법문을 해선 안 됩니다. 주축을 이루는 신도회장이 만일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면 그 탐욕을 억누르게 하고 진정한 보시가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는 그런 법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법회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이룩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만 아부하며 부유층의 사고방식을 합리화하는데 치중하는 엉터리 법문을 그만 두어야 합니다. 대화의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것을 누리는 사람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편갈라 힘이 있는 쪽에 서서 설법하는 사태가 이제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난하여도 기도하고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 식의 애매모호한 허공잡는 성공철학에 입각한 법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그 누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지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사회적 모순과 장벽을 일깨워 주고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면 이런 어려운 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가 있을까 함께 신앙심을 갖고서 고민해 보는 법회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자연스럽게 대중들이 고민하고 있는 개별적인 현실문제에 대하여 함께 아픔을 나누면서 그들의 가슴속에 파고들어 엮어지는 진정성 있는 실제 사례의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법회에 동참한 이들이 모두 공감할만한 내용이란 무엇인가는 미리 정해질 수가 없습니다. 그날 그날 그자리에서 정말 가슴에 와닿는 그런 설법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몇 사람의 질의사항에 응하여 마치 생활상담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처럼 법회를 진행해 가는 형식은 곤란합니다. 사생활의 보호라는 측면에 어긋날 수 있음은 물론이며,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천편 일률적인 획일적 답변을 내리는 식으로 법회를 진행하는 일은 일종의 인민재판형식이라서 공정성이 결여되기 십상이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법회에 참강한 모든 이들은 자기 나름대로 모두가 부처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칫하다가 모두가 죄인인것 같이 여기게 만들거나 모두가 면죄부를 받은 것 같은 착각에 빠지도록 합리화하는 말은 삼가야 할 것입니다.
세째, 부처님은 오래 전부터 비유라고 하는 비법을 간직하고 내 일을 마치 남의 일처럼 객관적 시야를 가지게 하면서도, 동시에 냉정하고 철저하게 내면을 들여다 보게 만드는 식의 설법을 자주하셨습니다. 비파의 예가 그렇습니다.
" 수행함에서 너무 끈이 단단하게 조여진 비팟줄 같아도 곤란하며, 줄이 느슨하면 튕겨지는 소리가 늘어지는 것 처럼, 하는둥 마는둥 하는 식의 수행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곧 중도를 가리키는 수행의 알맞은 방도를 가리킵니다.
이 말씀은 나의 문제를 가리킨다고 해도 마음에 되살아나는 오래 된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고쳐 나갈 수 있게 유도하는 방도가 바로 비유법(比喩法)입니다.
마지막으로 법강이나 법문에서 빠드려서는 안 될 점 하나 제시합니다.
사회상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과감하게 욕하고 고쳐주려고 손대는 말을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오늘 아침에 30 년 전부터 법회 개창으로 크게 절을 이룩한 스님이 나와서 법문하시는 걸 들어 봤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큰 절 중 하나라고 할 만한데, 거기 신도들 사이에 심적 갈등이나 어려움이 있어 여러가지로 인간적 다툼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스님께서 너무 젊게 살려고 하지 말라, 자칫하면 얼굴에 의지하면 사회기강이 무너진다는 말씀도 납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런 정도 수준의 법강이 대중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성형수술하여 얼굴을 아름답게 유지하려고 애를 태우는 세상의 근본원인이 어디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습니다. 그저 외모에만 의지하는 마음이 부모도 모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을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현대 여성들이 외모지상주의로 나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규명과 대책 같은 건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현대 한국여성들이 성형수술에 집착하여 빠져드는 까닭은 다름 아닌 "신분적 허영을 성취하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란 점을 지적해야 했습니다.
취업을 하려면 얼굴이 우선 볼만해야 합니다. 외모가 열등하면 누구나 자기실력이 아무리 훌륭해도 취업에 지장이 있다는 걸 누가 모르겠나 ...싶은 것입니다. 결혼을 잘 하는 문제도 그렇습니다. 얼굴이 못 생기면 남자들이 멀리합니다. 결혼한 다음에도 남편이 외도하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 주된 이유는 젊음과 미모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본적인 그런 거는 제쳐두고 성형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그런 법문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현실성 없는 주장에 가까운 내용"을 그럴듯하게 만들어서 법문이랍시고 하자니, 근본원인을 들춰내서 사회상에 대하여 욕하게 되는 걸 막고 싶어 대충 어정쩡하게 끝내버리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매우 이기적인 설법이지요. 이미 보톡스 성형에 중독되다시피 살아가는 보살님들 마음에 상처 안 주려고 비위 맞추는 빛이 역력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법문이 아닙니다.
"야이 미친 보살들아 얼굴에 그만 손대라.... 그런다고 돈이 되냐 처녀가 되냐 ? 청춘이 돌아 올 줄 아느냐 ? 그러지 말고 마음의 성형수술을 나한테 와서 받아라"
그러셔야 ,,, 진정한 법문입니다.
2014 년 6 월 2 일 제마법선사 서산 청강 장선생 묘연제 명수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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