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3 19:39
[제마일기] “천성만불대 지신제 이야기”
천성산(千聖山) 일봉에서 남향으로 약 40 리 가면 낮으막한 2~300 고지의 산곡에 명당이 있습니다.
풍수사로 누구나 공감하는 일등지에 가까운 그런 형국이나 산세로 이루는 외관상의 명당이 아니라 불심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명당입니다. 법기마을 계곡을 따라서 오르다 보면 오른 쪽으로 바위들이 곽을 이루며 낙낙장송들이 자리 잡은 곳입니다.
제가 이번에 거기에 가서 오래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의 장인어른을 앞으로 모실 자리를 잡아 드렸습니다. 생장지(生葬地: 시신을 묻는 곳)로서가 아니라 화장한 유골을 모시는 납골당을 만들기로 하고 명혈을 찾아 정했는데, 그 이름을 문수보살님으로부터 받은 만불대(萬佛臺)라고 정했습니다.
천성만불이라고 칭하여 천명의 스님이 모여 공부하고 득도하신 천성산 아랫자리에 그들을 호위강호하듯이 엄청나게 많은 부처님이 자리 잡았다는 뜻입니다.
본시 원효스님이 내원사에서 천명의 제자스님을 길렀다 하여 그 산이 유명한 천성산이므로, 기운을 내리받아 남향에서 수기를 정하여 지기가 머물며 “동수북모(東水北母)하는 명혈”입니다. 동수북모혈이란 동쪽에 큰 저수지나 강이 흐르고 있고 북쪽에 막강한 지기를 지닌 산이 존재하는 지혈을 가리킵니다. 모산은 일반적으로는 남향에 존재하는 산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북에 자리하면서도 모산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산기일 때를 가리킵니다.
땅을 고르고 자리를 펴서 지신제를 올리면서 청(請)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제청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효성 깊고 은혜를 아는 이 사람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공공성에 맞아 공명정대하여서 만인의 우러름을 받게 해주소서...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기가 바라는 일이 끝나더라도 후손으로 하여금 잘 지켜나가 그 일의 정의로운 명운이 길게 이어지도록 오래 오래 지기를 보호하여 주소서...
아무리 장인의 무덤자리 정하여 제를 올리는 이 사람이 그저 평범한 개인이지만 앞으로 많은 이들의 뜻과 힘을 합하여 하는 일이 크게 성취하게끔 신령님과 보살님의 따사로운 정의(情宜)를 베풀어 주소서...
신두석(神頭石: 임시로 산제 올릴 때 제상 앞에 가설하는 돌무지) 앞에서
첫부분에 “천성만불 강림도량 수차공양”이라 시작하는 지신제 경문을 읊조리며
크게 외치고 북을 처 올리면서 하늘에도 고하였습니다.
동지인데도 마침 따뜻한 날씨라서 땅조차 하나도 얼지 않아 큰 복을 받으시겠거니 하였습니다.
마지막에 지신제의 만불대 표지호를 잘 모셔서 묻어 드리고 일을 끝내며 내려오니 오후 3시가 좀 넘어갑니다.
조산에 올라 지세를 살피고 땅 파시느라 수고하신 '황금해골의 전설 윤도사님'께도 감사 말씀을 올리며 언제나 곁에서 지켜주고 자잔한 일을 도와주시는 보살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2013 년 12 월 23 일 제마 법선사 서산 청강 파사 장선생 묘연제 선심화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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