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친 외도>
갑자기 경기도 어느 작은 도시에서 그 전부터 잘 아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왔다.
자기 동네에 사는 존경하는 의사 양반의 아들이 미국에 유학 갔다고 한다.
그런데 나이는 27세이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하여 척추를 다쳤으며 그냥 두면 반신불수가 될 것 같으니 어떻게 좀 구해 줄 수 없는가 하는 내용이다.
아들의 사주를 물어 보았다. 무오일주로서 수운에 들어가서 탕화살이 격해지는 위험한 시기였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니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다.
그러나 완전히 회복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연거푸 전화가 걸려 왔다. 어떻든지 나를 만나서 그 아이의 명을 살리고자 한다.
나는 급한 대로 전화를 받으면서 동시에 교감한 영계통신의 내용으로 처방을 주었다.
"그 아이는 천추혈에 금침을 놓아서 집중적으로 치료를 해 주면 좋아진다"는 뜻의 통신이 나온다. 그대로 전했다. 그리고는 다음날 12시까지 오기로 약속을 했다.
다음날은 4월의 정기강좌를 개최하는 날이었다.
오전 11시50분이 되어 중간에 소개한 사람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아마도 그 분이 선생님과 인연이 없는 모양이에요" 하는 것이다.
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약속해 놓고 연락도 없이 안 오는 사람이 많으니까 나는 그 사람이 오건 오지 않건 상관이 없으나 오고싶다고 무리하게 약속을 해놓고 오지 않았으니 조금 불쾌했다.
그 사람은 더구나 아버지로서 중요한 실책을 범하였기에 오면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던 내밀한 이야기가 있었다.
나는 소개인에게 말했다.
"그 분이 작년에 어떤 여자와 문제가 있었어요. 바람을 핀 것 같은데.... 거기서 악살이 들어 온 것인데, 근원적으로 막지 않으면 또 다시 불행이 올거예요"
"어머 그것을 어떻게 아셨어요. 그분이 여자들한테 인기가 있어서 사실은 작년에 소문이 자자했어요. 까무잡잡하게 생기고 좀 독한 여자인데 우리 동네 사람들은 그 사실을 다 눈치 채고 있었걸랑요"
그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왔다. 그런 일이 절대 없었다고 딱 잡아떼더란다. 당연한 일이다. 오죽하면 자기가 매달리다시피 온다고 하다가 금방 또 안 온다고 하겠는가? 한마디로 제 정신이 아닌 상태인 것이다.
나는 천추혈이란 것이 정말로 있는 것인지 궁금해서 관련 서적을 찾아보았다.
왜냐하면 영계에서 오는 메시지 중에 정작 본인이 모르는 전문용어가 가끔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찾아보곤 하는데 책을 펼쳐 인체기맥도를 살펴보니까 오른 쪽 간장 아래 부분쯤에 분명히 천추혈이라고 써 있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 말이라도 믿고 그대로 침을 놓았다면 상당히 회복될 것이다. 그 아버지 되는 사람이 하지만 어리석어서 나의 말을 부정하고 그 영계의 정보조차 실행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바람 핀 사실을 들춰서 자존심을 건드렸으니까 말이다.
인간은 살다 보면 더러 외도를 하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을 잘 골라서 해야한다.
외도를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인데 세상이 그렇지 않으니까 충고를 해주고 싶다.
그 여자 같은 경우는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몸집이 깡마른 수수깡 같은 여자인데, 얼핏 느끼기에 아주 색을 밝히고 남자를 탐하는 듯한 인상이라서 쉽게 남자가 얼이 빠지고 정신이 팔려 이끌릴 수가 있다.
본인에게 해를 끼치는가 하면 그게 아니라 그냥 자신은 투과해 지나가서 오히려 그 자손에게 심한 악살을 전파할 정도의 무서운 여자인데 그런 것을 모른다면 바보천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