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에는 무슨 기준에 따라서 가게 되는가요 ?”
우리들의 생명의 안착기점이 사후세계에 존재할까요 ?
천국이든 지옥이든...
인과응보라고 하는 개념이 존재하는 이상, 천국과 지옥은 성립되지만, 이 세상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천국이기도 하고 지옥이기도 하다면 사후세계에서 천국과 지옥이 따로 있어 봤댔자 그 게 과연 무슨 의미일지요...?
지옥이란 그저 태연하게 죄지은 사람이 빠짐없이 벌 받는 자리이고, 아무리 착하게 살았어도 이승에서는 복을 못 받은 사람이 늦게나마 추가로 포상 받는 곳이 극락이라면 참으로 편의한 세계일 것 같습니다.... 라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인생의 의미를 나의 행복여부나 그때그때의 심리상태로 파악하고, 그것이 곧 선악이라는 개념의 판단잣대에 따라서 결정된다면야 무슨 문제가 있으리요... 하지만 아무리 사악한 사람이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사이코패스라고 하더라도, 사후세계에서도 극락 갈지는 의문이고요... 반대로 아무리 착하고 선량하게 살아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마음이 늘 불안하고 불행했다면 가엽게도 자기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이생을 지옥 같이 살았으니 이 또한 사후세계에서 지옥으로 간다고 하면 이 건 또 무슨 모순이 될까요 ?
그래서 마음자리 하나에 극락과 지옥이 판가름 난다는 말도 잘 새겨서 들어야 하며, 자칫하다가 판단을 그르치시면 안 될 겁니다. 體와 用을 놓고 단순하게 實이냐 虛냐 하고 따지는 건 無理가 아닐까요...
실행으로 이어지는 모든 인간의 마음자리가 이승에서 더러 그다지 드러나지 않아서 그냥 넘어간 선악의 죄업을 낱낱이 모두 가려서 상도 주고 벌을 주는 자리가 존재하며, 그것이 바로 천국과 지옥이라는 개념입니다.
모든 것은 어떤 실천적인 행동의 존재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아무리 운 좋게 지상에서는 가벼운 처벌로 넘어갔다 하더라도, 형벌의 양이 모자랐을 때는 지옥으로 가서 다시 벌을 받게 될 것이고, 아무리 착한 사람이 사회분위기로 봐서 시대가 알아주지 않고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사후 세계에 가게 되면 큰 포상을 누리는 극락세계로 인도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2013년 6월 3일 제마 법선사 서산 청강 장선생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