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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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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란
"가즈미의 꽃병"( possession in a vase, gift from Kazumi)

벌써 35년이나 지나간 오래 전의 일이다.
일본 유학 시절, 당시 어느 유통회사 물류부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동료 사원 중에 가즈미라는 여성이 있었고 친숙하게 지냈다.  
1972년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가즈미(和美)가 나에게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자기가 세들어 사는 방에 밤마다 하얀 기모노를 입은 젊은 여자가 나타나서 슬피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나 불쌍해서 자기도 함께 끌어안고 울면 아침녁에 일어나 땀에 흠뻑 젖은 자기의 온몸이 땅속으로 갈아 앉을듯이 무겁다는 이야기였다. 하루도 아니고 거의 매일 밤 그런 일을 겪는다면서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고 했다. 그 당시 나는 혼령이라든가 귀신이라든가 하는 것에 대해서 믿지 않고 있었다.
그 존재조차 부정하는 까닭에 그녀에게 순전한 착각이라고 일소에 붙이면서, 빨리 시집이나 가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그냥 있기는 뭐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일련종 본산인 본문사(本門寺)에 가서 부적을 하나 사다가 주었다. 귀신을 쫓는 방편이라고 하는 작은 오마모리(御守=일본식 부적)로서 지갑에 넣기 쉽게 되었었다.

그녀에게 그 셋 집의 내력에 대해서 들은 것은 그 다음날이었다. 그 집은 보통집이 아니라 옛날에 죠로야(女郞屋)로서 지금 말하자면 창녀들이 기거하는 집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게 창문마다 굵은 쇠창살이 박혀있다고 했다. (나중에 그 집 앞을 지나가 보았는데 정말로 그런 모양이었다)나는 그곳을 지나갈 때마다 섬찟한 느낌이 들어서 내가 하숙하던 집으로 갈 때 일부러 그 길을 피해가곤 했다.  부적을 준 다음부터 한동안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기에 이제 괜찮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름철이 다지나갈 무렵이었다. 그녀가 갑자기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무슨일이있나 걱정이 되었으나 지나친 걱정이 오해의 눈치도 보일것 같고 해서 이삼일이 그냥 지나갔다.

그런데 지점장이 이런 말을 했다. “가즈미가 칼을 맞았어, 전남편이 나타나서 지금 함께 동거하고 있는 남자와 둘을 함께 찔렀다지 뭐야. 내가 경찰병원에 갔다왔는데, 가즈미는 중태야. 그 남자는 경상인데..... 걱정이야 걱정” 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뒤 가즈미는 세상을 떠났다. 점포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몇 사람만 장례식에 참석했고, 집안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전남편은 당연히 경찰에 구속되어 나오지 못했다.

cf. 영적에너지 활동의 한계와 다양성
영(영)은 무한 에너지를 가지기도 하고 전혀 에너지를 가지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를  흡인하기도 한다.
물체에 대한 영의 투사(投射:prospection)나 혼입(混入:invasion)현상은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실례를 남겨주고 있다. 에너지를 품고 있는 영을 어떤 물체에 이동시켜 혼입상태로 두게 되어 일어나는 특수한 사례로서 역사에 남아있는 일을 예로 들어 보자면, 「미라의 불가사의」다. 19세기말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발굴했던 5명의 과학자와 고고학자 그리고 그의 조수들은 끝내 죽음을 면하지 못했다. 그뿐이 아니다.
「모나리자의 미소」라는 불가사의성으로 유명한 모나리자(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작가의 영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요염하게도 보이고 냉정하게도 보이고 때로는 정숙한 부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나의 표정인데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영의 흐름이 가슴마다 전달될 때 그것은 여러 가지 에너지 작용을 일으킨다고 하겠다. 더구나, 사령(사령)이 깃든 물건, 원한을 갖고 죽은 사람의 물건은 영의 에너지가 강하게 작용하기 쉽다.=> 물령화 현상

세월이 다시 흘렀다.
일본유학도 끝나고 돌아올 때는 무척 바쁜 마음에 들떠 있었으므로, 집안물건을 모두 해외 이사 짐 전문회사에게 챙기도록 했다.
그러나 그 작은 꽃병이 짐에 들어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일본에 있을 때도 그것이 가즈미 양의 선물이었기 때문에 차마 버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애착심을 가지는 것은 절대로 좋은 일이 못되는가 보다. 그러고 보면 이런 일도 있었다. 「다까사끼」라는 곳에서 살 때다. 그 꽃병에 홍콩플라워 몇 송이를 꽂아서 화장실에 놓아두었다. 며칠인가 지나서부터였다. 화장실문이 나무걸이로 되어있는데, 안에서 옆으로 밀면 구멍에 들어가 잠기는 식의 옛날식 자물쇠였다. 그런데 그것이 아무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잠겨 있는 일이 몇 번 씩이나 반복되었다. 처음엔 우연히 잠기는 것이겠지 했으나, 나중에는 너무나 이상한 일이라서 꽃병을 거두어다가 벽장에 넣어두었다. 그랬더니 그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없어졌다.

그러고 한참 지나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몇 년 뒤 내가 포항제철주택 F-76호에 입주하고 나서였다. 그 꽃병과의 인과관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루에다가 장식용으로 둬두었다. 밤이 되면 갑자기 전기가 나가질 않나, 아침에 일어나 보면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지를 않나, 대문이 열려 있는 경우도 있고, 또 밖에서 무엇인가 뚜벅뚜벅 발자국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 갑자기 생각났다. 그래 무언가 좋지 않은 물건을 내가 그냥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자주 생기는 거야. “여보, 혹시 나쁜 물건을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아내는 「그 꽃병」하고 지적했다.

그렇다 그 꽃병이다. 기분 나쁜 물건이다.
다만 가즈미가 선물한 것이니까 그냥 갖고 있었지만, 그 물건은 이미 죽어 없어진 사람이 보내준 것이니, 혹시 그런 잡령이 스며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꼭 쥐어들고서 밖으로 나갔다. 큰 길 가에 나가 돌 벽을 향하여 힘차게 내던졌다. 그런데 너무나 신기한 일이다. 그 화병이 ‘팅’소리만 내고 깨지지 않는 것이다. 몇 번이고 내동댕이쳤다. 그러나 소리만 요란하게 나며 좀 처럼 깨지질 않았다.

“에이 망할 놈의 요물 팍 사라져라!” 하고 외치며 던지자 그때서야 비로소 「퍽」하며 깨지고 말았다. 그 다음부터 이상한 일은 생기지 않았다.

/ 위의 내용은 1972-1975년의  일기장을 보면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2007년 2월 2일  제마  영산 /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