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림을 일종의 사기로 보는 견해가 많더군요... 그러나 그런 건 아닐 것입니다.
신내림을 하나의 형식으로 받아 들일 줄도 아는 큰 아량이 필요합니다. 신내려 받아서 신공수 잘 하고 무당일 잘 하고 그런 것에만 목표로 삼은 사람은 내림의 내면에 숨어 있는 진실된 의미를 잘 모릅니다.
진짜 하늘의 무당이 될 사람이야 이미 타고 났으므로 굳이 신내림 안 해도 됩니다. 그러나 비록 모자라지만 소질을 잘살려서 일을 잘 하고자 하는 사람은 내림굿을 잘 받고 엄격한 무당한테 호되게 수련을 잘 받아야 합니다. 어느쪽이나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의 매를 맞아 가면서 인간의 길을 배워야 합니다. 이 건 절간에서 禪僧되는 길과 똑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사람이 인품을 갖춰야 그 다음에 무당으로서의 자격이 생기는 것입니다. 정식으로 진짜 법도를 배운 무당의 실력이 더 무서운 게 현실이거든요...
그리고 내가 살아 있으면 저절로 곁에 사람도 살리고 내가 죽어 버리면 곁에 사람도 죽진 않아도 그 영향으로 기가 무너지는 게 인간사입니다. 누굴 살리고 나를 죽인다기 보다는 나도 살고 남도 잘 살리는 겁니다. 세상사가 모두 어려워지니까, 무당들이 자기도 살기가 무척 힘든데 남 살린다고 하니 믿어 주지 않는 겁니다. 내가 살아 있어야 남도 살린다는 기본원리를 무시하고, 자기의 양심을 죽여서 남들 살린다고 거짓뿌렁이나 달고 다니는 세태를 헤아려 보며 드리는 말씀입니다. 더구나 무당이라면서 신내림을 생업의 수단으로 삼는 다면 그런 건 죄악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지 맙시다.
신을 받을만한 기틀이 서있지 않은 사람일수록 신을 받고자 하니까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럼 누가 신을 받을 만한가 ? 어떤 사람이라야 하는가 ? 그건 개별적 사항입니다. 무조건 신 같은 거 받지 마라고하는 것도 틀린 이야기이며, 누구나 원하면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거짓말입니다. 그런데 역시 신의 마음씨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성품을 갖춘 사람에게 신이 잘 내려지는 것은 분명하더군요...
그리고 다른데서 내림굿을 했거나 혼자 열심히 기도해서 연 사람이라도 아직 신력이 별로 신통찮으면 새로 가림굿을 받아도 됩니다.
받아야 한다는 건 아니고 가능하다면 좋은 스승에게 신을 받으면 좋다고 생각하면 좋은데, 이걸 의무적인 거로 생각하니 문제가 됩니다...
내림을 안 해줬는데도 얼마든지 좋은 스승 만나서 제자가 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간혹 내림 잘 못해서 스승에게 버림받았다니 그런 말을 서슴치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은 대체로 자기의 잘못은 당상에다가 올려놓고 그런 말을 합니다. 신을 받고 지켜 나가야할 기본도리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했다가 신벌을 받는 걸 가지고 내림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일이 많습니다.
물론 내림을 해 줄 까닭도 없는 사람을 내려 주면 그런 일도 생기지만요. 이 때에 그러나 주의할 일은 가림을 쳐준다고 하면서 오히려 본신맞이 했을 때 처럼 잘 쳐주어서 받들어 모시질 않고 엉터리로 해서 오히려 원신을 다 버려놓고 멍한 상태의 영혼의 껍질만 남겨 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신의 세계를 잘 모르는 자들이 일을 하면그런 낭패를 봅니다.
"어디서 신 받았니 ? 에이 그런 엉터리한데"라고 하면서,,, 자기가 제일이라고 달겨드는 자들은 대체로 그런 못된 자들입니다.
그렇게 해놓으면 그 신제자가 두 번 다시 신의 길을 갈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조심해야 합니다.
2013년 4월 4일 제마법사 묘연제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