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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여름을 나는 동안 뭔가 이루어 내느라고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고

지난 계절들에 작별을 고하면 일년동안 뭘 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고 보니 별로 이 일 저 일 많이 하기는 했지만 정말 눈에 띄게 한 일이 없다는 생각이

마치 길에 뒹구는 광고지 같이 즐비하다.

나이가 들고 일한다는 건 아마도 그런 건가 보다.

실제로 해낸 일은 얼마 되지 않으나 제멋대로 과장하여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았던 젊은 시절의

만용과 치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

이 계절 만큼이나 이제 삶이 가을로 접어드는가 보다.

 

사람들 얼굴을 보며 한 참 그들의 얼굴속에 나도 모르게 스스로 목을 들이미는 내 모습을 본다.

옛날에는 모두가 생소하고 또 그만큼 새로웠으나 이제 모든 이들의 얼굴이 내 얼굴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내가 겪은 일들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술술 그들의 삶을 말한다.

 

때로는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엮어 온 인생이 그 분들의 인생속에 그대로

새겨져 있는 걸 느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어찌 그리도 모두가 비슷하게 삶의 거풀만 핥으며 사는지....

 

그러자 영감 할머니들이 겨울철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눈이 부신듯 찡그린 표정으로 어린 시절의 내 얼굴을 들여다 보던 그런 기억이 쌓여... 하나의 추억이 되어 다시 내 얼굴 표정에서 되살아난다.

이런 것이 곧 영적인  유전자가 아니었을까 ?

어쩌면 모든 사람은 나이가 들면 그제서야 자기가 알게 모르게 물려준 마음과 표정을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되받아들여 음미하면서  자신보다 아직 덜 익은 영혼의 상속자들이 보여주는 표정을 마치 거울 앞의 제 얼굴인양 즐기는지도 모른다.

 

 

아침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참 죄송합니다. 지난 금요일날 연락을 하지 못해서 그런데,,, 제가 월요일날 그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하는 사람으로부터.

이미 미국으로 되돌아 가서 이제서야 국제전화를 한다. 약속을 못지킨 이유는 달리 설명이 없고, 그냥 시효가 지난 티켓을 들고 와 티켓의 효능을 되살릴 수 없느냐 묻는 것 같은 느낌이다. 폭삭 내려앉은 초가집처럼 정신없이 산다면 이런 일들이 쉽사리 넘어가겠다. 하지만 아직 생각이 멎지 않고 마음도 그런대로  낙엽지는 가을 풍경에 까지 이르지  못해서 자못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그럼 그렇게 하시구려"

 

 

창 밖에 낙엽 한 장이 날아간다.

 

가는 세월의 영수증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