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5 11:42
[제마법문] "북소리가 들리는 무말랭이"
귀로 듣는 소리나 혀로 느끼는 맛이나 눈으로 보는 멋이나
모두 하나입니다.
맛잇는 음악도 있고, 향기로운 그림도 있으며, 황홀한 음식도 있는 법입니다.
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줄 모른다 해도,
그저 느낄 줄 만이라도 안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은 그런 감수성을 잃고 계십니다.
그래서 되지 못한 세계에 머물러 허황된 초능력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시는지도 모릅니다.
저렇게 맛있는 음식이 밥상에 산과 들에 가득 차려져 있음에도,
이렇게 즐거운 음악이 계절 따라 들려옴에도...
그럼요... 새소리 물소리가 가득한 山에 가셔서도
그저 인간관계 염려나 돈 계산에 빠져 계시지 않는지 먼저 묻고 싶군요.
서산 해오라기
2014. 1. 15.
[보내오신 메일]
안녕하세요. 강희제(가명) 입니다.
제가 지금 열심히 작곡에 임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맘에 드는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내지 않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하나의 앨범을 제 마음에 들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답장]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고 매진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자기의 결과물에 대하여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 성과나 결과물에 대해서는 타인이 평가하는 것이지
자기 스스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자기 마음에도 흡족하지 않은 일을 하면
타인 역시 그다지 마음에 들어하지 않기 마련입니다.
그 점은 어느 누구에게나 공통된 일이지만,
특히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반드시 적용되는
사항입니다.
자기가 일하는 거에 대한 평가는 아무래도 치우치기 쉬우므로
될수 있으면 타인의 평가를 받아 보십시오.
어제 반찬 만드는 명장(名匠)이 저에게 와서 자신이 만든 반찬을 시식해 달라고
요청해서 먹어 봤으나 별로 입맛에 들어 맞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참 맛있네요. 무말랭이가 씹히는 소리가 참 기가 막힙니다.
우두둥 무두둥 소리가 너무 훌륭하군요. 북소리를 듣는듯합니다.
아마 보름이상 바람이 잘 통하는그늘에서 채를 쳐 말린 모양이네요...
안 그러면 이 소리가 안 납니다."
그렇게 말했습니다.
무말랭이 반찬을 씹으면서 맛과 함께 음악으로 듣는 바로 그런 마음이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겠지요.
정성껏 작곡해 보세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제마법선사 김세환 합장 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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