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문제로서 아직 옮길 때가 아니라는 뜻을 전한 기록입니다.”
<질문>
선배가 좋은 자리가 있어서 직장을 먼 데로 옮기라고 권합니다. 그러다 보니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대로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옮겨야 하는지 대사님께서 도움이 될 좋은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답변>
000 씨 귀하
상담을 다시 받고 보니 이번 과제는 마음을 잡는 일로서 가장 어려운 테마에 속하는 것임을 느낍니다. 살아가면서 모든 일에 만족하고 그 속에서 기쁨을 느끼고 보람을 새롭게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누구든 좋게 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만큼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누구도 고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직장에 나가고 일을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칭찬도 받고 그런데 “왜 난 어딘가 허전할가 ? 왜 나는 다른 애들보다도 못한 느낌이 들까 ?”
해답을 드리지요.
내가 가는 인생은 나의 것이며 남과 비교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아직 절실하게 느끼기에 나이가 어리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이고 내가 결정하고 스스로 다스리고 그 책임도 져야 하는 일이라는-- 아주 평범한 진실에 대하여 아직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길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그에 맞춰서 살아가는 길입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 보니 일본의 다나까 씨가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그 사람은 코발트와 글리세린을 우연히 실험하다가 섞어 쓰게 되어 레이져 광선을 쪼여 단백질을 분석하는 시료분석 시료를 만들어 낸 공로를 인정 받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기자가 질문을 하니까 답변을 피했습니다.
기자 : “ 일본의 교육제도를 비판해 주시겠습니까 ?”
다나까 고이찌 “ 그렇게 고상한 화제를요 ? 머리 속에 든게 없어서 별로 할말이---”
나는 이 말을 동아일보에서 읽고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 그들은 이래서 발전하는지도 모른다. 나의 범위에서 벗어난 사안이나 일에 대하여 불만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겪은 일본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 아주 불만이 많지요 ? 정치에도 불만이 많고 회사에도 불만이 많고--- 자기 가정에도 불만이 많고--
잘 생각해 봅시다.
나는 이런데 왜 그 들은 잘살까 ? 그게 혹시 그들이 나의 자리를, 나의 권리를 훼손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 나는 이대로 있다가는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 어떻게 해서든 이런 상태를 벗어나야지 ?---- 이런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것이 우리사회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연한 경쟁 특히 예를 들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가 26 만 명이라는 기현상이 생기는 것으로 봅니다.
물론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하여 무조건 만족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불필요한 행동으로 옮기게끔 만드는 과욕은 결국 파탄만 초래합니다.
보수적으로 들릴지 모르나 자기의 위치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정말 “이 때다” 하는 챈스에 움직여야 합니다.
회사원의 67 %가 이직을 희망하는 우리 사회가 과연 안정된 사회일까요 ?
사회적인 안정과 개인은 당장 큰 함수관계가 없을지 모르나, 이렇게 불안한 사회에서 과연 누가 최후의 승리를 차지할 수가 있을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대학원을 나와서 박사학위 까지 받고서도 그에 알맞은 자리를 얻지 못하여 우왕좌왕하는 엘리트 들이 수 없이 많습니다.
물론 부처님은 어디나 계십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그분을 대신하여 진정으로 000씨를 위한 조언을 해 올립니다. 귀담아 들으시고 마음을 다잡아 주시기 간곡히 청합니다.
2002년 10월 11일 대영계 서산 김세환 합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