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연못으로 동해를 바라 보게 만들다-해룡 잠수지세(海龍潛水地勢)
여주에 가면 이상한 절 하나가 있다. 입구에 NW사라고 쓰여 있는데 종단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신도회도 없는 이상한 절이다. 절은 절인데 절 같지가 않다.
그래서 들어가 법당에 참배하고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어찌 이 절은 이렇습니까 ?"
그러자 부처님의 답변인즉, "부처가 평등해야 중생이 평등하니라"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절이 정말 그런 절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엄청나게 큰 규모로(한 3만평은 족히 되어 보인다) 조성되었는데, 기도를 하니까 3공때 불교 조계종 신도회장을 하던 L씨의 얼굴이 나타났다. 아마 그 사람이 만든 절인지도 모른다. 티베트의 포탈라 궁을 닮은 거대한 대웅보전이 있다. 그 안에는 많은 불보살이 자리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훌륭한 도량에 사람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아마도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인가 보다.
"기왕 오셨으니 돌아가는 길에 법당 앞에 있는 연못(용왕당)이나 한바퀴 돌아 보고 가시지요"
주지스님인듯한 분이 줄곳 대화를 나누다가 마지막으로 그런 인사말을 하였다.
연못을 한바퀴 돌고 동남쪽을 바라보니 그곳이 입구 쪽인데 산룡(山龍)들이 남북으로 내리 달리는 모습이 겹쳐져 보였다. 그 너머로는 태백산맥이다.
동해를 향하여 잠수하는 용의 기세를 느끼게 하는 인공연못이다.
이처럼 인공으로 용왕이 기세를 살려 산룡을 해룡으로 만드는 기술을 가리켜서 <산룡변환술>이라고 하는데 웬만한 풍수장이들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 절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은 그런 용을 모시기는 했어도 이를 잘 받들어 힘을 쓰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못 만나서 그런 것 같았다.
어느 절이나 세가지의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하나는 훌륭한 모습과 유래이고, 둘째는 훌륭한 스님이고, 세째로 중요한 것은 거기에 다니는 사람들의 믿는 마음이다.
그런데 형태는 섰으나 아직 뭔가 부족한 점이 마음에 몹시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