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건물의 스카이라인이 심하게 요철을 이룬 곳은 장사에 기복이 있다.
도시는 인공적인 생명체로서 도시공간을 차지한 많은 건물은 인간이 길러내는 식물과 비슷하다.
그래서 도심으로 가면 갈수록 좁은 공간에 수많은 빌딩들이 숨막히게 박혀 있다.
요즘은 스카이라인이란 말이 새롭게 나와서 고도제한등의 법규와 맞물려 도시개발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 좁은 땅에 많은 건물을 세우려하는 이상 마음대로 그런 기준이 적용될 리가 없다.
특히 우리나라 처럼 갑자기 도시가 개발된 나라에서는 빌딩들이 언제나 들쭉날쭉 제멋대로 자란 나무와 같아서 도시공간이 자칫하면 아주 흉칙한 빌딩군으로 변해간다.
자리를 좋은 데로 정해서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은 먼저 어느 건물에 들어갈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해당되는 그 지역의 건물들이 어느 정도의 높이를 하고 있는가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건물들이 지나치게 높이의 차이를 보이는 곳은 피하는 편이 좋다.
그런 지역은 마치 화형(火形)의 산을 이루는 것과 같아서 사업의 기복이 심하게 만든다.
불꽃을 실제로 보면 느낄 수 있는 사항인데 불꽃은 한군데로 통합되는 경향을 가진다.
말하자면 그 동네에서 가장 큰 빌딩으로 지기가 흡수되기 쉽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모르나 강남지역의 개업사무실에 초대장을 받고 가보면 한군데 오래 있지 못하고 일년에도 몇 번씩 옮기는 일이 많다.
다른 사정도 있겠으나, 여러 번 자리를 옮기게 되는 이유는 그 지역의 지세가 안정되지 못하기 때문이며 그 이유가 빌딩들 자체의 고도 편차에 기인하는 일이 많다.
사람을 줄지어 세울 때에도 키 순서대로 세우는 법인데, 빌딩 역시 크고 높은 빌딩이 그 지역의 지기를 모두 흡수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구나 불규칙한 높이로 들어선 경우에는 좋지 못한 땅의 기운이 혼잡하게 유동되는 일이 생겨서 입주사의 사세에도 영향을 크게 준다.
그러므로 거리의 건너편에 서서 빌딩의 높이가 가지런하고 스카이라인이 아름다운 지역이 아니면 될 수 있는 데로 입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