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돌담이나, 성벽 옆의 터는 음지이다.
양기와 음기는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자연이나 인공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상통되는 기본 논리이다.
운주사의 천불 천탑 가운데서 중앙에 있는 쌍불은 서로 등을 지고 앉아 있다.
어쩐 이유로 그렇게 앉음새가 반대방향을 보고 있는 것일까 ?
다름 아닌 음양의 조화를 그대로 들어낸 석불이다.
한 쪽은 엄숙하고 한 쪽은 표정이 아주 밝은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법주사 뜰에 있는 쌍사자 석탑을 바치고 서있는 사자도 잘 들여다보면 수컷과 암컷이 서로 힘을 합하여 석등을 바치고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왼쪽의 사자는 대퇴부의 근육에 힘이 뻗혀 있으니 그 사자가 숫사자이다.
이렇게 우리의 선인들은 조형물을 만들면서도 음양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서 만들었다.
돌담이나 성벽은 양기의 집합체이다.
이를 잘 설명해 놓은 책의 일부를 소개한다. (대영계3권 공포의 영매체질;260쪽하단-261쪽 4)
{둘째로는 돌담의 기흡입성을 들 수 있다. 돌담은 알다시피 작은 돌을 10-15단 정도 쌓아 올려 정연하게 열을 지운 형식이며 위에 굽도리를 쳐서 멋을 낸다. 돌은 덩어리가 커지면 양기를 받아서 발산하지만, 작은 덩어리가 엉켜 있으면 음기를 흡수하여 양기를 만드는 작용을 한다.}
말하자면 담은 양기를 뿜지만 그 옆은 음기를 가진다는 내용이다.
음기를 흡수하여 양기를 뿜어낼 때의 방향이 좌우의 평행방향이 아니라 위쪽을 향하므로 음기를 흡수하는 것은 인간에게 좋지 못하고 더구나 음기가 주위에서 모인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는 음양의 유동적인 진행성은 바람과 태양광선의 방향에 따라 대폭으로 증강되어 인간의 기를 혼돈 시킨다.
창경궁의 뒷담을 앞마당의 높은 담으로 삼고 있던 명륜동의 옛날 유공 R사장 집은 사시사철 병자가 끊이지 않았었고, 서울시의 시장공관이 있는 곳도 역시 동소문에서 뻗은 서울성곽이 그 집 앞을 가로지르는 담이 되어 있어서 사람의 총기를 빼앗아 간다.
그러므로 옛 궁궐의 담이나 성곽이 지나가는 자리 곁에 집을 지은 사람들은 그 점을 미리 알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음기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좋은 집터이지만 양기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무서운 살지가 됨을 알아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