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달마대사의 얼굴은 왜 그렇게 못났나 ?
달마도를 보면 대머리에다가 눈을 부릅뜬 산적의 얼굴인데 본시 그의 모습이 그렇게 험한 것은 아니고 아주 잘 생긴 인도의 서구적인 드라비다 종족이 보여주는 그런 준수한 얼굴이었다고 한다. 어느날 아주 못생긴 사람(일설에 의하면 도력을 가진 산도둑이라고 함)이 지나가다가 낮잠을 자고 있는 달마대사의 얼굴에 반해 버린 나머지 그 몸을 바꿔 가지고 챙겨 달아 나는 바람에 달마대사는 무섭게 생긴 얼굴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그 일은 수나라 황제가 자신의 공덕이 얼마나 되냐고 해서 달마대사는 아무 것도 없다고 하였다가 쫓겨 나게 된 시점 이후의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중국에서는 당시에 잘 생긴 외래인이라고 볼수 있는 인도의 왕자 달마에게 융숭한 대접을 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다가 양제에게 쫓겨나서 소림사를 짓고 거기서 수도하는 승려들을 많이 키울 때 쯤에는 아마도 지금 우리들이 보고 있는 무서운 얼굴로 바뀌었을 것이다.
여기서 달마의 얼굴 모습 전환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 것으로 추정해 본다. 사람이란 본시 마음 자리에 따라서 그 안면상이 변하는 법이므로 양제에게 수모를 당하고 쫓겨난 시점에서 아무리 도력이 높은 달마대사라고 해도 찡그린 얼굴이 지속되어 그저 중들에게 공부나 열심히 하고 다시는 왕족 같은 허망한 인간들과는 교류하지 말아라 하고 주장하다 보니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흉하고 무서운 얼굴로 변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습이 변한 달마를 보고서 너무나 달라졌으니까, 산적에게 몸을 도둑질 당했다고 변명했을 지도 알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 말이 나중에 전설이 된 것은 아닐까 ?
(2) 물위에서 갈대 잎을 타고 가는 달마
달마도 중에는 달마대사가 갈대 잎에 몸을 의지하고 강을 건너 가는 모습--도강달마도(渡江達摩圖)가 있다. 그것은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매우 어려운 초능력의 시범에 속하는 개념으로 예수가 요단강을 건널 때 물위를 걸었다든가 갈릴리 호수에서 그렇게 시현해 보였다든가 하는 식의 신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는 초과학현상에 속하는 전설이다. 믿든 믿지 않든 그런 일은 실제로 있었던 일로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전해 내려온 이야기이니 사실이냐 아니냐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물 위를 걸어가는 사람이든 물 위에서 갈대 잎을 타고 가는 사람이든 누구나 보통 사람은 아닌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우연하게도 물위로 간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신비한 존재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수맥 차단 효과를 보여 줬다는 말은 달마대사 생전에 전혀 없었던 일이고 보면 이것은 순전히 물 정도는 간단하게 지배하는 자의 신적인 개념이 엉뚱한데서 도용 당한 것이라고 본다. 차라리 예수의 그림이 수맥 차단에 효과가 있다고 했으면 어느 정도 믿을 지는 몰라도 --- (*왜냐 하면 그 분은 물위를 슬슬 걸어 갔으니 달마대사 보다 더 신통력이 크다고도 볼 수 있으므로) 갈대 잎을 타고 강을 건너는 정도의 실력으로는 수맥이 차단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물질이란 정신 세계에서 하등의 도움이 안되는 개념일 뿐이니 이런들 저런 들 큰 의미는 없다. 중요한 것은 달마대사의 행적 가운데 물위로 갈대를 타고 건넜다는 점이 혹시 수맥 차단의 신통력과 결부 된 고리가 아닐까 ? 하는 점이다. 하지만 수맥 차단 효과 운운하는 자들 사이에서 단 한번도 이점을 드러내어 말하는 이가 없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달마대사의 신통력 발휘 경력 조차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1996년 여름 MBC tv "이야기 속으로"에 나온 어떤 사람이 꿈을 꿨는데 그 사람은 달마도 1,000 매를 그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보시하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림이 많이 알려지게 된 동기는 그 일이 알려지고나서부터인데 그리고 나서 어느 사이엔가 너도 나도 달마도가 운이 오게 한다는 둥 집안을 지키는데 좋다고들 소문이 나서 달마도는 벽걸이 장식, 족자, 액자 등으로 집집 마다 걸리게 되었으며, 이젠 수맥 차단 효과 운운하면서 상품화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가만히 보면 달마대사의 얼굴이 우리나라 장승의 얼굴만큼이나 무섭게 생긴 것도 그 역할을 담당하게 한 까닭일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심리학에서는 이미지의 원용 또는 응용이라고 부른다.(the Aura-Imaginatio effect)
(3) 수맥차단 효과가 있는가 ?
지금 국내에서 잡지나 주간지 등에 광고를 내고 수맥 차단효과가 있다고 선전하는 분들이 2-3명 정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맥은 지하수의 흐름과 연관된 일종의 파동인데 그것이 종이에 그린 달마도로 막아질지는 상식적으로 의문스럽다. 하지만 수맥이란 파동 자체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것이므로, 이런 초과학적인 힘을 초과학적인 힘으로 막는다고 해도 그것이 과학적이니 아니니 운운하는 것 자체가 매우 비과학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막을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옳지 않고 막을 수 없다고 하는 것도 역시 옳지가 않다.
여기서 한가지 밝히고 싶은 것은 수맥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하게 수맥으로만 작용하기에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너무도 많은 다른 힘들의 장애를 받고 있는 사실이다. 어디 우리를 해치는 힘이 그것 뿐이겠는가 ?
그래서 이미 증명한답시고 "달마도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장면"을 tv로 보여 주기도 했으나 그런 장면 하나만 가지고 왈가왈부는 금물이다.
혹시 마음의 힘, 하나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닐까 ? 일종의 부적 같은 것, 다시 말해서 인간의 염력이 작용하게 하여 이를 막도록 하는 면역체계를 구성하게 만드는 부적과 같은 힘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본인은 수맥을 막는 방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연구중이므로 동판수법 같은 낮은 차원이 아닌 완벽한 차단 기법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2002-09-07/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