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승의 딸을 만날 수 있을까요 ?”
<질문>
법사님, 안녕하세요!
바쁘신 가운데 제 글에 대한 답변을 해주시기가 어려우신 듯 알지만 너무나 가슴에 사무친 게 많아 이렇게 염치없이 글을 올립니다.
한 달 전에 딸아이가 중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이가 세상을 떠난 후 너무 답답하여 이대부근에 아주 유명한 매스컴도 자주 나오시는 역학자를 찾아갔으나 단지 유명세에 머무를 뿐 제가 사정을 말하기 전까지는 어느 하나 맞는 답변을 해주시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죽고 나니 못해준 게 왜 그리 많은지 미안하고 눈물만 앞을 가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승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과연 저승이 있으면 아이가 저승 가서 이승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수가 있습니까?
- 저승에 가면 그 영혼은 이승으로 오지 못한다는데 제사 음식을 조상이 드신다는 건 저승에서 이승으로 올수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조상이 저승에 계셔도 그 영혼을 부를 수가 있는지요. 아이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만약 그 영혼을 부를 수가 있다면 그 방법이 있겠는지요.
너무 황당한 질문이 아닌가 싶어 망설이다가 글을 올리니 짧은 답변이라도 법사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답변>
Mike 님 귀하
먼저 어린 나이에 병고로 이별한 귀댁의 따님이 저승에서 평안하게 계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귀하의 안타까운 심정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승과 이승의 구분이 해석하는 사람,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불신감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만, 귀하의 아리고 슬픈 마음에 흡족하게
따님의 영혼과 다시 만나서 대화를 한다든가 나중에 저승에 가서 다시 만나게 된다든가
그러한 일을 기대하시는 것은 아마도 무리한 일이라고 판단됩니다.
물론 귀하의 정 깊은 인연이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진다고 해도, 나중에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아스라이 안개처럼 떠오르는 것이 죽은 이에 대한 정이 아닐까요 ? 아직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신 상황이라,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 굳이 따님의 혼을 초령하여 자신의 안타까움을 해소하는 일 역시 그다지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 어린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따님의 영혼을 위하여 바로 그런 애절한 마음으로 정성들여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기도하여 주십시오.
오로지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영혼에게 산 사람이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그들을 위한 영혼 천도의 기도 밖에는 없습니다. 귀하의 뜻에 어긋난다고 해도 그것만이 영혼을 위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2007년 1월 초하루 제마 김세환 법사 합장 복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