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김세환 선사님 귀하
건강조심이라는 답 글 주셔서 고맙고
00 거사'라는 호칭을 붙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받을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살풀이에 대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사람을 장기간 사귀다보면 무의식중에 미워 보이고
오래 가질 못 합니다. 고통스럽습니다.
살풀이하려면 형식적인 의식 같은 것이 있나요?
선생님 살을 푸는 방법이 있습니까?
00 올림
< 답변>
00 거사,
사람을 오래 사귀면 미운 점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싫증이 나고 미워지고 하다가 서로 안 좋게도 헤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것이 본시 우리들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만, 아무래도 마음이 걸리고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일도 많지요.
그래서 살이 생긴 마음을 푸는 방법 하나 일러 드리지요.
무엇보다도 서로 좋았던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시 덤덤해진 마음의 위로를 삼는 일입니다.
그러면 다소 미운 감정도 사그라들지요.
다만 살을 푼다고 하면서 상대를 미워하면 아무 성과가 없습니다. 그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물론 살푸리 기도 같은 것도 있지만 내 업살의 정체를 알고서 그 기도를 해야 합니다. 무슨 살이 어찌 작용하는지도 모른 채 기도한다면 까막눈이 글 읽은 것 같아 헤매게 되지요.
00 거사는 그런 업장이 없다고 봅니다만, 자기 심성에서 누군가 미워지는 마음이 있다고 해서 혹시 그것을 살기로 보는 것은 아닐까요 ? 그 정도쯤이야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괘념할 까닭이 없지요
미워하고 사랑하고 그런 감정이 없어진다면 이미 사람이 아니라는 점도 염두에 두시고 여유롭게 이 덥고 짜증나는 여름을 보내기로 합시다.
2006년 6월 23일 제마 법선도 선사 김세환 합장 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