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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일기] “인연이란 ,참 덧없기도 하고요.”



분명 겉모습은 스님이 맞다.
나이는 딱 60을 넘긴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분의 곁에는 여자 영가가 따라 붙었다.


일껏 찾아 오셔서는  아무 말도 없으니 날 보고 어떡해달란 말인가 ?

할 수 없이 쪽지에 써서 내민다.

“ 하고(何故)”...... 어쩐 일이시유란 말이다.

쓱 집어 들더니 아래쪽에다가 쓰신다.

“ 무이연(無而然)”..... 그냥 그래서요 라는 뜻이었다.

그래 그렇다면 웃어야지요...
두 사람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껄껄 웃고 말았다.

갑갑할 것이다.
곁에 붙어 있는 여자령은 아마도 죽은 애인인 모양이다.
스님이라고 애인이 없으라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
그럴만하다... 그렇게 속으로 말하니,
곧바로 여인이 답을 준다.

“ 그래요 나 때문에 여기저기 도사들을 찾아다닙니다. 이 양반을 만난 이후로 늘상 저를 사랑하시다가 작년에 제가 죽었으니 무려 12년이나 사랑하시다가 그만 제가 죽고 나자 넋을 잃고 마시네요. 언제나 그렇지만 제가 어디 귀신으로 붙어 살 인간도 아닌데, 저를 마음으로 붙들어 매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함께 다닙니다.”

죽은 여인이 유부녀였던 모양이다.

부끄럽게 말은 못하겠고... 그래서 그냥 글로 표현하였을 뿐이었다.

“ 그냥 이제 가시지요. 이 스님은 나한테 맡기시고, 가세요.”

“ 그럴까요 ?”

하더니 스르륵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진다.

정말 갈 모양이다.



세상에 이렇게 영가를 보내버리니, 스님도 홀가분한 모양이다.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반복하더니 훌쩍 일어난다.

“ 자, 인제 가보겠습니다. 가 보겠습니다.”

삼배를 마주 하고 떠났다.



아마 이래서 내가 큰돈을 못 버는 모양입니다........

헤어진 인연이란 참 덧없기도 하고요......




2012년 4월 12일  제마법선사 서산
/ 청강/ 묘연제/ 명수/장선생 /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