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에서 옮겨 왔습니다*
[제마일기] “ 나도 이 양반과 함께 극락에 데려다 줘요.”
천도를 하다 보면 참 이상한 일이 많습니다. 가장 흔히 벌어지는 일로서
상담하려 왔을 때는 보이지 않던 영혼이 따라 붙어 있기도 합니다. 난감한 일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냥 천도로 들어갈 수 없고 일단 영혼의 정체를 확인한 다음 의뢰인과 의논합니다.
먼 데서 오신 분인데 새로 재혼을 앞두고서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매사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언제부터인가 자꾸만 이유 없이 무력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면담초기에 “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으시지요 ?”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없는데요....”하는 난감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제가 곁에 영혼이 있으니까 확인하기 위하여 물은 내용 치고는 갑갑합니다.
“ 그럴 리가 있나요 ? 이 영혼은 헤어진 분과 너무도 비슷한 얼굴모습인데요.”
“ 그래요 ? 누구라 하시는데요.”
“ 전 남편의 할아버지입니다. 이런 분은 재혼하기 전에 극락으로 보내드리셔야 합니다.”
그래서 재혼을 하기 전에 자기가 빙의 된 탓인지, 너무 무력화된 상황을 인정하며 순순히 천도식을 올려 드리기로 결정하였고, 천도하러 온 날, 이런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이 상황도 참으로 기가 막히게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언제나 천도하기 전에 반드시 영가를 다시 불러내어 신원을 확실하게 확인합니다.
그러자,
“ 따라오신 영가분이 김씨 성을 가지신 분 맞지요 ?”
하니까 ,
“ 아니요 , 나는 성씨가 이가입니다.”
이변이 생겼습니다.
전 남편이 분명히 김씨니까, 김씨 성의 할아버지가 오셔야 하는데, 성씨부터 다릅니다.
자기는 이씨라고 주장합니다.
“ 이상하군요. 성씨가 다르다면 무슨 이유로 이렇게 오신 겁니까 ?”
그러고 나서 자세히 살펴보니 모습이 완전히 다른 사람의 영체입니다.
영혼은 기막힌 말을 합니다.
“ 내가 사실은 이번에 이 천도 일을 해 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여자 전남편의 할아버지 귀신은 ,좀 있다가 오긴 올 거지만, 주로 내가 빙의하고 있어서 병이 생긴 겁니다. 그러니까 나 때문에 병이 생겨버렸으니 내가 가야 병이 낫는데, 왜 그 영감이 극락에 갑니까 ? 내가 가야지요 .”
자기를 먼저 천도해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에게 사실은 두 사람의 영혼이 빙의되어 있었던 겁니다.
전남편의 영혼은 지난번 면담 시에 이미 만났고,
진작 천도하기;로 약속한 날에는 엉뚱하게 숨어 있으면서 빙의 피해를 주던 다른 영혼이 나타났습니다.
“ 그러면 묻겠습니다. 할아버님은 누구신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
“ 그럼요, 제가 꼭 알려드려 드려야죠. 저는 이재영(가명)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새로 만나서 결혼하려는 놈이 사실은 내 손주입니다. 나는 나쁜 여자아이가 내 손주를 유혹해서 끌려가 결혼하는 게 아닌가 해서 저승에 갔다가 따라온 사람입니다.”
“ 그러셨군요, 그러면 공평하게 두 분을 함게 천도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무주고혼들도 천도해 드리는데 이렇게 일부러 천도해주기 바라시는 영감님을 사이좋게 올려 보내드려야지요.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
그러자 의뢰인은 질문을 해옵니다.
법사님....천도하는데 비용이 더 들면 어쩌나요 하고.... 말입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세요. 어차피 이러게 된 것 두분다 오셨으니 잘 된일입니다.
한분은 지나간 시집친가 조상님이고, 또 한분은 미래의 시가조상이니까, 공평하게 해드리고 결혼을 잘 마무리해드려야지요....
천도하다가 보면 어쩌다가 같은 집안 어르신이 몇 분 더 나오시는 바람에 추가로 일을 해드리는 일은 많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어 보는 일이었습니다.
정말 약속이라도 하신듯 두 분은 손을 마주 잡고 극락으로 인도되셨습니다.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2012년 1월 26일 제마법선사 청강 서산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