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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만 있는 이상한 현상이 한가지 있다.
대통령 선거만 되면 모두들 지나치게 관심이 거기에 쏠린다는 사실.
정치에 별반 관심이 없던 사람 들 조차 대통령 뽑는 대선 때가 되면 특정한 후보를 너도나도 편드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랬다가 일단 그 중의 하나가 당선이 되면 자기가 지지했던 후보에게는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에 실망을 해서인지 몰라도 욕을 하고, 지지하지 않았던 후보한테는 그 사람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것 봐라 내가 그럴 줄 알았다" 하면서 욕을 한다.
말하자면 욕을 하기 위하여 뽑는 것 같다는 말이다.

제발 이번 선거에서 만이라도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되면 일을 잘하도록 밀어 주고 설사 지지하지 않았던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나라를 생각해서 일을 잘하도록 마음껏 성원해야 한다.  그게 바로 민주주의의 강점이다.

그런데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을 보면 좀 느끼는 바가 있다.
지난번 97년 선거 때와는 달리 몇 가지 면에서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 첫 번째 시도는 지방색을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어느 후보도 특정 지방을 배경으로 한 몰 표를 의식하지 않고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
이것 뿐 아니다.
두 번째로는 소위 말하는 정치적 가신 그룹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보려고 한다.
독재시대에 민주화 운동을 바탕으로 하던 두 대통령은 가신 그룹 때문에 망신을 당하였지만,
이번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런 점에서 다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 째 특징은 뭔가 그래도 "머리에 든 것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나온다.
지난 30년을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정치적 성향을 빼면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했다.
이제 지금 나오는 3-4명의 후보를 보면 그런대로 괜챦은 인물들이다.

L 후보는 출신부터가 인텔리 집안 사람이고 모든 행동이 지나칠 정도로 단정하고, J 후보는 돈 많은 집 아들도 잘하면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시범을 보인 경우에 속하고,  R 후보는 자수성가하여 어려움 속에서 대중들을 위하여 고생한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이제야 우리나라에도 통이 작은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그런데로 질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정치를 안 해도 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 같다.
그 동안 독재의 어지러운 세태 속에서 다소 지저분해도 시대를 새로 만들기 위하여 어렵사리 성장한 사람이기에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우리들이다.

누구를 지지하든 그것은 나라를 위하여 성원을 보내는 일이다.
그 중에서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후보를 위하여 더욱더 지지하는 일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누가 좋으니까 '나머지는 절대로 안 된다' 투의 생각은 떨쳐 버려야 한다.

2002년 10월 16일  서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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