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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사의 당지기 손녀가 나타나다

피부를 짜게는 듯이 따가운 햇살 아래 현충사는 정적의 유현한 자태를 보이고 있었다.

00여중의 92년도 졸업앨범에 찍힌 유령사진, 그리고 유령의 실재 모습을 그려내려고 땡볕이 쬐는 6월의 현충사를 찾은 것이다.

먼저 앨범에 나온 기념사진의 자리를 찾는 일이 급했다.  1시간 동안 헤매다가 겨우 찾아냈다.

충무공 사당으로 올라서는 입구의 왼쪽 비탈진 곳이었다.  3-4명의 유령들이 얼씬거리는 것을 처음부터 보고 있었기에 사진이 찍힌 자리가 아마도 여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다.

김PD 와 함께 그곳으로 올라섰다. 뒤쪽으로는 풀숲이 우거져 약간 음습한 느낌을 주었다.

"저는 꽃이 떨어진 자리에 있을게요 "

누군가 그렇게 말을 하였다.

처음 만난 유령은 나이가 30대 중반인 여자로서 자기는 사진에 나온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만난 유령 역시 다른 사람이었다.  

세 번째 만나 보니 웬 걸, 정말 나무 옆에 붉은 동백처럼 생긴 꽃이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 근처에는 그런 종류의 꽃 나무가 전혀 없었다.

자기가 나타날 자리를 표시했다고 조금 전에 미리 말해 준 것이다.

"당신이 바로 사진에 나온 사람이요 ?"

"예"

"그런데 왜 졸업사진에 나왔소 ?"

"전 여기 사는 이말래라고 하는데요. 아이들이 나들이 왔기에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

유령은 15세 가량에 키가 150센티 정도 되고 체구가 아주 아담한 처녀였다.

얼굴을 보니 골격이 사진 그대로다.

김PD 는 유령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했다.

"유령이 실제로 있다는 무슨 증명이 있어야 할텐데--- 나뭇가지를 흔들어 보여 준다든가 ?"

그러자 이말래라는 유령은 자기가 표시해둔 것이 있으니 보여 주겠다고 했다.

유령사진이 찍힌 자리에서 약 4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충무공 사당을 지키는 당지기 집이 있다.  그리로 가자고 했다.

" 거기 가시면 제 방에 선을 그어두었어요 "

선을 그어 두었다는 말이 뭔지도 모르고 따라 갔다.


대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현충사 관리소에 전화를 하여 그 집에 들어가게 해주겠냐고 물었다.

어느 방인지 몰라 이방 저방 보고 있는데, 이말래가 나타나서 부엌 옆방이라고 했다.

덧문을 열고 안문을 열자 안에서 귀기가 서늘하게 느껴졌다.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확실하게 눈에 띄는 표시가 되어있다.

마치 곰팡이가 핀 듯이 네모난 띠(7 x 15 센치) 모양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얼핏 보면 동판화를 찍어 놓은 듯이 보이는 그림이었다.

거기에 자기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두 눈과 코 입이 보이고 저고리 동정까지 그려져 있다.

김PD 는 앨범을 꺼내어 유령사진의 얼굴과 대조했다.
눈이 쾡한 것이 해골처럼 보이는 사진이 거의 동일한 모양이다.

함께 간 촬영기사와 사진사도 이 장면을 열심히 화면에 담았다.

이것은 이말래가 자기의 모습을 방바닥에 새겨둔 일종의 <물령화 현상>이었다.
귀신들이 가끔 자기 모습을 닮은 바위를 만들기도 하는데 그와 비슷한 일이다.


이말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는 350년 전에 여기 살던 사람입니다. 당지기의 손녀였는데 여기서 죽어 가지고 이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

다음에 다시 들릴 때는 맛있는 과자라도 사가지고 와서 만나보자고 약속을 했다.

그 처녀는 기왕 방송에 나오는 일인데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기도 했다.


"며느리 삼으면 참 좋은 처녀인데--"

돌아 나오면서 그렇게 말하자 김PD 는 "귀신을 며느리 삼아요 ?" 한다.

"좋은 성품인데 귀신이면 어때요. 이렇게 도와주니 고맙지요"


<위 내용은 8월 4일(일) 밤 10시 KBS2 TV "차인표의 블랙박스" 에서 방영됩니다.  김세환 소장님의 시원한 과학적인 해설로 심령사진의 미스테리를 풀어헤쳐 드립니다>


2002년 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