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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야기 벌레를 먹고 사는 여인들

2005.08.15 03:47

xemasa 조회 수:9425

지금도 서울역 앞을 지나자면 그 다방을 그냥 지나쳐 보게 되지 않는다. 땀을 흘리며 열심히 신령가료를 했던 지난 날의 기억이 새롭기 때문이다.

1989년 늦가을에 K다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다방 주인여자는 당시에 56살 먹은 아줌마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무당일을 하던 여자였다. 그녀가 영악한 무당 출신인지도 전혀 모르고 다방에 귀신이 나타난다고 해서 따라 나섰다. 나는 그날 정말 놀라운 일을 겪었다. 신령가료를 하는 나로서도 그런 충격은 처음이었다. 다방이 좀 한적해지는 10시 이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방 홀을 지나 내실에 들어서자 섬찟하고 차가운 공기가 감돌았다. 불이 꺼져 있었다. 밀폐된 공간이라서 그런지 쾌쾌한 냄새가 느껴졌다. 그리고 구석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보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그게 귀신이었던 셈이다.
" 자 일을 시작해 볼까요 ? "
구석으로 다가가자 조금 전보다 더 차가운 냉골 기운이 손바닥으로 스며들어 왔다. 어둠 속에서 촛불을 켜고 만져 보니 거기에는 작은 도자기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 이게 뭐요 ? "
잘 알면서도 확인하는 투로 물었다.
" 조상이에요 "
조상을 항아리에 쌀로 담아 상징적으로 모시는 습관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왠지 미심쩍어서 그 항아리를 꺼내서는 한참 촛불 위로 들어 올린 채 관찰해 보았다. 밀봉된 항아리 안에서 뭔가 움직이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냥 쌀을 담아 놓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투시해 보니 그것은 온통 벌레들이 가득찬 항아리였다.
" 이거 뭐하는데 쓰는 겁니까 ?"
영세계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뻔한 질문을 하니 주인으로서도 한심했던지 아니면 자신이 예전에 무당이었다는 자존심이 발동했던지 간에 멸시하는 눈빛으로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
" 거야 당연히 조상 신주단지죠 "
'그럼 벌레들이 조상이란 말인가 ? 그렇다면 열어서 벌레를 한번 씹어 보라고 해야지....'
자기는 아마 쌀이 그냥 그대로 들어 있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
" 그건 나도 알아요. 한웅큼 꺼내서 한번 씹어 보세요 "
이건 내가 부리는 일종의 심술이다. 조상을 그런 식으로 모시려면 아예 모시지 말라는 의미이다.
손으로 꺼내는 순간 그녀는 으악하는 소리와 함께 자빠졌다. 수많은 벌레가 꿈지럭거리니 얼마나 놀랐을까.
전기불을 찾아서 켜고 나니 방전체가 벌레의 소굴이었다. 여기저기 바퀴벌레는 물론이고 갖가지의 곤충들이 모두 나타났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 이런 식으로 약을 올릴 겁니까 ? 나도 왕년에는 이름 난 무속인이었어요 "
그래서 어쨌다는 말인가 ?  
그날의 본령은 신주단지가 아니라 그녀의 딸이 무척 아픈데 있었다.
얼른 환자가 있는 옆의 쪽방으로 들어서자 그때서야 신주단지의 벌레가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다방 여주인의 딸은 나이가 당시에 31살로서 여자로서는 한참 즐거운 나이였다. 그러나 기를 펴지 못하고 귀신이 들려 매일 같이 헛것을 보며 다방의 골방에서 세월을 보내는 참이었다. 그 젊은 여자는 나를 보자 혈색이 하나도 없는 뿌연 미소를 지으면서 반가워 했다.
"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어요 ? 내가 구해 드릴께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을 받아 치는 것은 그녀에게 들어가 있는 동자신이었다. 아마도 어머니가 데리고 있던 아이귀신이 그녀에게 가서 하는 말인 듯 싶었다.
" 이 얘는 내 말 밖에 안들어. 너 같은 사람은 필요 없으니 나가 ! "

그때였다. 동자신은 입에서 더러운 벌레들을 마구 쏟아 내는 것이다. 갑충류에 속한 지저분한 벌레들이 입에서 쏟아져 나오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구토증세를 보이는 장면이었다. 그게 내 눈에는 벌레가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비치게 하는 데에는 참으로 놀라울 뿐이었다. 영세계의 마술은 그런 식으로 사람을 현혹시키니 일반인들은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
" 민이야,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구 " 애미는 딸의 등을 두드리며 내 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어머니의 모습은 갑자기 구렁이 모양으로 변하였다. 구렁이가 되어 기어 다니는 벌레들을 모조리 잡아 먹는 것이다.  
그런 소동이 한 동안 일었지만 나는 주문과 함께 준비해 간 주술 용구를 가지고 작은 의식으로 들어갔다.
" 옴 가라지야 사바하, 옴가라지야 사바하....." 지옥을 두드려 부수는 주문을 정성 껏 외우면서 동자신을 비롯한 망매들의 준동을 억압하고 서서히 몸에 힘을 주며 나의 기를 어두운 공간 전체에 퍼드리기 시작하자, 먼저 반응이 나타난 쪽은 어머니였다. 구렁이 처럼 비틀던 몸짓이 사라지고 말았다.
" 어이구 이제 살겠네, 아이 이젠 살았어, 그래 넌 좀 어떠냐 ? "
다방주인인 그 어미는 벌떡 일어나 딸을 내려다 보면서 손으로 휘휘 저으면서 몸을 떨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몸을 뒤에서 어깨 쪽으로 두드리며 빨리 귀신들이 나가도록 재촉했다. 사실은 딸보다도 그 어미가 처음부터 더 문제였다. 자기가 지고 있는 귀신들은 애누리없이 딸에게 가서 괴롭히니 어찌 병이 나지 않겠는가 ? 아무튼 어미의 귀신은 정화가 끝난 것 같았다. 그리고 나자 어머니는 금새 털썩 주저 앉아 망연한 표정으로 딸을 보며 숨을 천천히 몰아 쉬고 있었다.
그 다음은 딸 차례였다.
" 하하하하 하하하 그래, 놀러 왔으면 놀다가 갈 일이지 뭣허러 이런 일을 해 ?"
갑자기 엉뚱한 말을 남자 목소리로 교태어린 얼굴 표정을 지으면서 해댄다.
" 가만 있어요.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넘어 갈 리도 없으니 잠자코 내가 하는데로 따라 하시요 "
오른 손가락 하나를 들어 딸이 앉아 있는 쪽으로 가지고 갔다.  그리고 그대로 콧구멍에다가 들이 밀었다. 구멍이 둘이니 물론 숨을 쉴수는 있었다.
" 어 이놈이 별짓을 다하네 ? ....." 식식거리는 품새가 영락없는 남자였다. 이는 남자 귀신이 들어서 해대는 꼴상이다. 그냥 두면 마냥 그러고 있을 것 같아서 기를 모은 손가락 하나를 코에 쳐 박고 기를 몰아 내는 작업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하자 숨 쉬기 가빴던지 팔을 허우적 거리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콜록 콜록---] 여러차례 기침을 하더니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았다. 5분 쯤 지나자 영체가 들어 가 있던 자리가 점차 비워지며 맑아지는 것이다.
그 일을 하고 나서 잠시 나는 뽑아낸 귀신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옆에서는 두 여인들이 거의 반 의식을 잃은 상태로 자빠져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대화가 이뤄졌다.
{ 왜들 여기서 설치고 못살게 구는 거요 ? 영혼 세계는 멀지 않은 곳에 있거늘 무어가 답답해서 이 모녀를 괴롭히는 거냐 말이요 ? }
딸에게 들었던 귀신이 답했다.
{ 모르는 소리 하지 마우. 우린 이 사람들이 시키는 데로 한 것 뿐이여. 뭐가 잘 못되긴 뭐가 잘못되어 ? 우리가 그동안 고생만 했지 }
되레 큰 소리였다.
잘 들어 보니 내용은 그녀들에게 더 잘못이 있었다.
{ 이 여자들은 몸 파는 직업을 하는 여자들이요. 손님 많이 들라고 신 받고 자기 딸년까지 00팔아 먹는 나쁜 년이라. 허지만 그 말대로 지 몸도 돌보지 않고 따르는 딸년도 나쁘지. 우리 보고 지켜 달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우리를 밀어내려고 해? }
귀담아 잘 들어 보니 두 여인은 진짜 모녀 관계인데 오산 어디선가 몸 파는 일을 쭉 해오다가 어미는 어느 날 신을 받았는데, 돈 버는게 지상최고의 목표였던지 딸 까지 인육시장에 내놓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난 조금 귀신들의 저항하는 뜻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래서 벌레들이 설쳤구나."
신주단지 안에 있던 벌레는 무얼 상징하는지를 알만 했다. 실제로 여름이 지나면 바구미가 생긴다지만 그건 과학적인 실제상황이고 나중에 딸이 토하는 것으로 보이던 벌레들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물론 딸의 병이 나았으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나 그들이 또 다시 몸 파는 일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기에 뭐가 찝찝한 느낌을 가지고 그 다방을 나왔다.
혹시 그런 영가들이 다시 그들에게 침범하지 못하게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해 주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그 벌레란 무엇일까 ? 다름 아닌 정충의 상징이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정충를 먹고 사는 여인들이니 신주단지에서 그런 벌레가 들끓고 있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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