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9 13:33
소담청
笑談請
다정산풍휘
군무향도파
茶情山風輝
群舞向道波
차를 마시며 나누던 정이 뫼바람에 나부끼며 이파리들의 빛을 반짝이게 만드니,
그렇게 무리지어 추는 춤사위는 도의 길이 되어 다가올 물결을 향하고 있네
선심화 보살
[시문해설]
스승이 제자에게
그날 공부가 끝났음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멈칫거리며 서있길래,
"뭣을 더 바라느냐 ? "하고 물으니,
그 제자가 말하기를,
"스승님을 만날 때마다 , 다음에 뵐 때에도 기쁨에 넘치는 말씀으로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
하였더라.
" 그러냐 ? 내 시 한수를 내릴 테니 네 마음속에 간직하거라."
하고 내려 주신 글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산풍휘"라고 글귀입니다.
그냥 읽으면 "산바람이 빛난다" 는 뜻인데,
끝 글자를 휘짜로 마무리해 주셔서 마치 바람이 "휘익" 부는 느낌을
줍니다.
다음 아랫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향도파라고 하는 구절이 기가 막힙니다.
도의 길이 되어 물결를 향한다는 의미이지만,
그 구절의 맛이 참으로 따스합니다.
왜나하면, "도파"는 어감상(語感上)으로 "덮어" 또는 " 더 파"라는 말과 이어집니다.
어려움이 있어도 그것을 감싸고 "잘 덮어서 길을 찾아나간다"는
또다른 어감상의 의미를 숨기고 있습니다.
시는 이러한 재미가 있어서, 그저 한문으로 글만 익힌 사람들에게서는
찾아 보기 힘든 매우 지혜로운 의사소통과 더불어
선경에 도달하는 달관의 견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묘연제 보살
2021 년 12 월 9 일 제마법선사 김세환 묘연제 선심화 장선생 청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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