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8 13:33
[제마선시] 카르마(업)의 공을 찾아서
기억에 의존하던 것들이
기억보다는 지금보는 시야에 의존하였다가
그마저 못마땅하여
생각해 만들어낸 것들에 의존하다가
기억이나 시야나 생각해서 만든 상상에서 벗어나 버리자
나는 비로소 자유를 찾았다
공
정말 비었는가
조금만 비었는가
아니면 처음부터 빈 것인가
내가 채우려 했다가
다시 비우려 했을 뿐인가
색
세상이 가득하여
모두 배우려 했던 그 시절에나
모든 것들이 빛나거나 아름다웠다
이제 고독이라는 죽음의 그림자에
색마저 문들어지고 있다
정말 자유는 고독한 일이다.
연
연이 법인 줄 알던 시절엔
사람 만나기 두려웠고
인연이 곧 번뇌였으며
비로소
모든 공이 연으로 가려져 있었다
색으로 물든 공은 언제나
인연을 만든다
어쩌면 모두가 그로 인하여
연을 지으며 슬프게 죽는다
그래서,
업
연으로 새겨진 공의 유루가 업이었다
때로는 참선으로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고 했으나
혼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고
뿌리칠수록 굵은 사슬로 옥죄었다
그래서,
멸
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뭘 없애는 것이 멸로 알고
본디 아무 거도 없음을 찾기 보다는
만들어진 상념의 줄기들을
마치 원수처럼 끊어 내는 일들이
진여를 따르는 율의계 택멸력취연인줄 알았다.
하지만
없애기는 커녕 하염없이 솟는 샘물처럼
연은 끊기지 않았다
진성이 이미 공한 것임을 몰랐기 때문이다.
생
살아 움직이는가
아직도 죽지 못해 살아 움직이는가
그것이 바로 나인가 아니면
나를 떠났기 때문에
너로서 바라보는 나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무생법인이라는
생함이 없는 진여경을 찾았기 때문에
그저 그렇게 소견을 둔 것인가
도
멈추지 말라 하니 길이 생겼으나
가는 곳이 어딘지는 알아도
가는 길은 모른다
양쪽이 가려지니 쌍차요
양쪽이 트이니 또한 쌍조라니
무엇이 무엇을 가리고 또 무엇이 무엇을 트이게 한다는 말이냐
둥근 것이 뭐가 빙빙 돌아서 그것이 가리거나 트임이 잇다니
참 별일이 다 있다
각
원효의 쇳뿔은 깨달음이었고
나의 개뿔은 치달음이었을 뿐이네
깨우침이 뭐더냐
인생일대 다반사였구나
상
세상에 모든 것은 다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이냐 ?
답을 하여주면 수기를 내리리라 하시니
냉큼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바로 그 것입니다 하였더라.
원효스님 作詩
2017년 7 월 18일 원효 서산 장선생 묘연제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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