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7 10:46
[제마법문] " 신의 눈에는 우리가 노숙자 "
[보내오신 글]
법사님 안녕하세요.날씨도 추운데 몸 건강하신지요
00 입니다.
아침에 손님 맞을 준비를 다 해놓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매일 동영상으로 고시공부 하듯 법사님 말씀 반복 반복하며 공부합니다.
오늘도 다짐해 봅니다. 제발 자존심덩어리인 나라는 애 안에 갖혀 여기 오는 사람에게 심리적인 장막을 치지말자.하고요 그러나 매번 실패하고 이놈이 뭔가하고 원망도하고 자책도 하지만 언젠가는 깨달고 이 답답한 놈에게서 탈출해 나오겠지하고 위안을 삼습니다.
법사님께서 해주신 법문 중 자기가 아주 끝까지 폭삭 망했을 때 어디까지 떨어져 보리라고 생각해 봤느냐 살인강도 싸이코패스 지하 강천의 인간세계까지는 왜 생각을 안하고 배려를 안하느냐 그 말씀이 저에게는 큰 화두가 됐습니다.
그제 늦은 오후 술에 취해 더러운 냄새에 쪄들어 까만 봉다리를 들고 와서 민원신청 하러 온 아저씨가 있었는데 이빨과 머리가 다 빠져 냄새를 풍기니 주민센터 직원들은 냄새난다고 창문을 다 열고 눈살을 찌푸리고 뒤에서 떼를 지어 모여 소곤소곤 웃으며 흉을 보고 조롱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도 법사님 법문을 듣지 않았다면 분명 그 노숙자를 불쾌히 여기고 민원 받길 꺼렸을 것입니다. 불평불만 늘어놓으면 소심한 진상짓을 하는 그 아저씨의 고단한 삶을 바로 직시하여 바라보자하고 민원 처리를 해줬습니다. 모두가 꺼리는 사람이라도 그런 사람을 대할때 스트레스 받지않고 태연히 대하는 저의 모습을 스스로가 좀 흐믓했습니다. 저에게 온 대담한 변화가 참 좋습니다.
법사님의 법문과 말씀이 저에게는 상처에 바르는 연고와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법사님을 그리도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출근하는길 황량한 찬 바람속에서 제가 잃어버린 고향과도 같은 아득하고 그리운 뭔가가 느껴져 바람이 추워 쓸쓸하지만 안온하다는 느낌이랄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안락함을 느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지혜를 전해 주시는 법사님께 무한 감사드립니다. 매일 매일 살아 있는 공부를 열심히 하겠습니다.
법사님 뵈올날 기다리며... 00 올립니다.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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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모두가 겉으로는 태연하지만 노숙자 신세입니다.
하층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하는 걸 때로는 비웃고 손가락질을
하기도 하지만, 신이나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하잘 것 없는 우리 역시 노숙자 신세로 보이실 겁니다.
그 점을 깊이 헤아려 가며 천천히 산다면 평등한 눈을 지켜나갈 수가 있겠지요.
불안(佛眼: 부처님의 눈)은 우리의 불안(不安 :안정되지 못한 마음)을 해소하며,
신안(神眼:신령스러운 눈)은 신안(新案: 지혜롭고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거든요.
무엇이 두려운가에 앞서서 무엇이 바르지 못한가를 판가름 내는 잣대가 바로 그런 점입니다.
평등안(平等眼: 모든 걸 평등하게 보는 눈)을 갖췄는가 , 못갖췄는가 그점이 두려움을 해소하며 동시에 올바름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십니다.
편안하게 삽시다.
제마법사 합장 배례 올리나이다....
2015 년 12 월 17 일 제마법선사 서산 청강 장선생 묘연제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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