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의 길]..(30) " 훌륭한 무당은 어디가 다른가 ?"
우리가 흔히 이생에서의 기억이라든가 전생에서의 기억을 가지고 이러니 저리니 말들을 합니다.
그런데 대체로 주과적인 견해일뿐이지요. 여기서 객관성이 있는 자료가 있다고 치자면 그걸 기록이라고 보고, 스스로 기억하는 거는 그냥 전생이나 이생에서의 기억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기억(memory)과 기록(holographics)의 차이는 어디 있나요 ?
기억주체가 생명체냐 아니냐에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은, 호우가 휩쓸고 지나간 바윗골에는 물이 바위를 훑어서 긁힌 자국이 남아요.
그렇다고해서 생명체를 죽였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인간이라고 하는 생명체는 이를 보면서 하나의 살육으로느끼는 점이 다르지요. 똑 같은 자연현상을 자연으로 보는 눈과 인간으로 보는 눈이다르듯이 , 기억과 기록에는 엄청난 잔상효과가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여러분은 어떤 잔상을 지니고 살아가시나요...그것은 엄청난 인생의 격차를 만듭니다. 상처가많은 분들일수록 혹시 불행해진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자연의 눈으로... 다시 말해서 자연眼으로 돌아가서 살펴보세요. 그러시면 조금 나아지지요.
기억을 인간성에 따라서 확대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하지만, 기록은 냉정하게 그 모습을 솔직담백하게 남기지요. 나의 인생이 기록으로 남는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에 , 자기 스스로 기억을 조정할 줄 만 알아도 행불행이 그 자리에서 새롭게 결정된다고 봅니다. 기록으로만 정리되어 있는 지난 날의 삶에 대하여 조금쯤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유를 줘 보세요. 님은 좀 더 부드럽게 각색되어 다른 모습으로 앞으로의 생에서 희망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기록을 버리라는 뜻이 아니라, 기억을 새롭게 해주시라는 뜻의 간곡한 말입니다.
가장 훌륭한 무당은 자기의 마음이 의논하러 온 사람의 마음과 완벽하게 일치하여 한통속으로 움직이면서도, 그 사람의 마음속에 바라는 선과 악의 씨앗을 조정하는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 정말 좋은 무당들은 대담을 끝내고나면 속이 시원해지면서 뭔가 자기가 느끼던 답답함이 그저 하나의 허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우치게 만드는 힘을 지닙니다. 그러니까 신이지요. 무당은 心神(마음의 神靈體)여야 합니다. 마음의 신이라고나 할까요 ? 너하고 나는 서로 상통하는 게 아니라 본래 하나였어 하는 그런 大日如來의 큰 慈性입니다.
2013년 6월 14일 제마법사 서산 청강 장선생 묘연제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