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의 길] ..... (1) "내 모습 있는 그대로 보여 주세요"
군데 군데 지나가다가 배워서 아는 것도 많고 지긋이 눈 감고 도를 닦다 보니까
자기 나름의 논리가 생겨나 가지고 그런 생각과 논리가 가장 옳은가 싶어서
머리에 담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서 큰 일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밥 챙겨 먹듯이
무속인으로서 기도 안 하는 이가 얼마나 되고
아침 저녁으로 이를 닦듯이
무속인으로서 도를 안 닦는 이가 또 얼마나 되겠나요.
기도가 안 되거나 도를 못 닦아서 망하는 무속인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무속인이 가장 바라는 일은 스스로 하는 일이 잘 되어서 서로서로 편해지는 것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 것도 바라는 게 없을 터입니다.
그 일이 잘 안 풀려서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이지요.
다만 어떤 이들은 욕심을 좀 더 내다가 망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게으름 피우다가 혼줄이 나거나
신들이 사라지고 망쪼가 들어서야 제 정신 차리며
자신을 다시 일깨우는 일도 있고
본시 그런 겁니다.
...... 무당이 대통령이나 재벌 되었다는 소리 들어 봤나요 ?
무속인(무당)으로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은 ?
원인으로 해결하자면
무속인이 편치 못한 까닭은 ?
바로 이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모두가 신이나 신령님 탓을 하지만, 실제로는,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상대하는 사람들 마음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그 일이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무속인이 돌보는 이들에게 자기 마음을 내주고 서로 마음을 잘 섞어 나가야 하는데
따로 놀기 때문이 아닐지요.
그들과 마음을 하나로 합쳐야 비로소 훌륭한 무속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천하에 없는 엄청난 신을 모시고 일을 하더라도
사람은 사람입니다.
그 사람들 앞에서 먼저 무속인이 어떤 사람으로 나타나든
인간적으로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만일 그렇게 하시면 당골손님이 아닌 일반 속가인들도
자기를 보면서 마음을 열고 하고 싶을 말을 다 하고
자기들이 바라는 일이 뭔지를 진솔하게 말합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대단한 모습으로 보여지기를 바라거나
신이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지 않음에도
이미 그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는 핑계로
어쩔 때 보면 사람 같지 않은
울그락 불그락
과장된 얼굴이나 모습으로 등장하니
이런 불상사가 어디 있겠나요.
처음에는 무섭습니다.
무섭다ㅡ 그런 감각이 있다가 나중에 친해져서 그 느낌이 사라지면
그들은 무시합니다.
망하는 게 당연하지요.
무섭게 대하지 마시고
사근히 잘 대하세요.
그러지 않아도 그들은 무당을 두려워 합니다.
아니 무당이 모시는 신이나 신령님을 두려워 합니다.
신을 두려워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당신을 두려워 하는데 어찌 일이 잘 풀리겠습니까 ?
다음으로 (2) 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