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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야기 [제마일기] “탑신고”

2013.06.27 17:04

xemasa 조회 수:9375

[제마일기] “탑신고”


이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신기한 상황을 만납니다.
재미난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리지요.

조선조 중엽에 대구 팔공산 자락 아래에서 살던 석수가 어느 날 스님을 찾아 가서 시주(보시)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남자가 탑을 보시하기로 하고  중탑까지 올리고 이제 상탑과  보개를 올릴 정도까지 완성이 다 되어 가던 중, 나라에 난리가 나서  피난 갔다가 그 일이 흐지브지 되었습니다.

탑은 완공을 못 보아서 그냥 풍우에 노출된 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이 안 들어 오고 재수가 안 풀린다 싶어서 어디 가선가 무꾸리를 했더니 그 일이 들통이 났습니다.
자네는 절에다가 보시하기로 해놓고 그냥 도망친 일이 있느냐 하고  물으니 그 생각이 언뜻 나서 그렇다고 했더니, 지금이라도 빨리 가서 그 일을 끝내면 재수가 좋을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부리나케 서둘러 팔공산 절에 가서 스님을 찾으니 이미 전쟁 통에 돌아가신 다음이라 새 주지를 맡고 있는 스님에게 사연을 말씀 드리고 사죄한 다음 다시 탑짓기를 시작했더랍니다.

그러나 세상일이란 뜻대로는 되지 않는 법인가 봅니다.  그 주지스님이 다른 절로 가신 다음 다시 부임 받은 스님은 탑 짓는 일이 영 자기 맘속에 그리던 모양과 맞아들지 않았든지 사사건건, 그 부분은 이렇게 하라 아니 저렇게 하라고 잔소리가 많았던가 봅니다.

"내가 그래도 양심이 있어서 다시 탑짓기를 시작했으면 맹물이라도 한 잔 떠주며 정말 수고가 많다고 격려는 못해줄 망정 왠 잔소리가 그리도 많은가 ?"

하는 불뚝심(저항감)이 솟아올라 그 자리를 박차고 마무리를 짓지 않은채 떠나고야  맙니다.

물론 탑은 미완성 그대로 보개부 (탑머리부)만 못 얹고 남긴 상태로 잊혀진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백년의 세월이 달려가 가이없이 흘렀던가 봅니다.


계속


2013년 초여름,

이 남자가 드디어 제 앞에 찾아와서
왜 사업이 잘 풀리긴 하는데 돈이 안 되냐고 묻습니다.
그 동안 사기성 사업에도 휘말리고 다른이들보다
자기는 늘 돈을 많이 떼인다고 하소연합니다.
함께 오신 어머니는 나이가 칠순인데
아직도 아들이 사업을 하는데 비하여 돈을 못번다며..

" 우리 아들은 너무 착해서 바보짓을 많이 합니다."
하시며, 마치 세 살 먹은 아이 다루듯 하십니다.
성품이 착하고 모질지 못해서 돈을 못 버는 걸로 아십니다.


그래서 전생에 이러저러한 사연이 있었으나 마무리를
짓지도 못하고 죽어서 그렇다고 말해 드렸지요.



"지금이라도 동화사에 가보면
대불을  모신 자리로 돌아드는  입구 쪽에 석축이 깔려 있는데
그 안에 자네가 쌓았던 탑신의 일부가 그냥 그대로 있으니
가서 확인해 보시게나"

전생에
큰 탑을 짓다가 몸을 피하여
명을 이어 이생에서
그 빚을 갚아야 하니
탑신고라 하리



(昔日 塔前 屈避身 하여
保命 翌日 淸金賴塔身苦요)

2013년 6월 27일  제마법선사 서산 청강 장선생  김세환



[참고사항]

量塔 : 완성시키지 못한 탑 모양의 한자임이 드러나 있습니다. 만약 臺탑이라고 나왔다면,  상층의 보개부가 얹힌 완성된 탑모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