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마일기] “ 이제 퇴마에 대하여 걱정하지 마십시오 ”
최근 들어 방송에서 퇴마하는 일이 비판 대상이 되어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럴만한 까닭이 있을 겁니다. 흥미본위로 방송에 나가서 이름을 좀 판 다음에 장삿속으로 일을 하는 퇴마사가 늘어나서 그런가 봅니다. 4 년 전쯤 제가 방송에 자주 나갈 때는 그런 소문이 별로 떠도는 일이 없었는데, 요즘은 아주 고약한 소문이 나돌더군요. 방송제작사에서 출연을 요청하는 형식이 아니라 이름을 좀 내려고 자기 스스로 물질을 교부하여 교섭을 하려 나선다는 둥, 출연한 다음 유명해지면 그 위세로 지나친 금액을 빙의환자에게 요구하여 말썽이 생기고 있으며, 심지어 이런 사태를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피해자들이 모여서 법적인 조치를 요구한다는 등의 나쁜 소문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 진실 된 의미로서 일을 하려는 본마음이 전혀 없이 오로지 돈을 벌 목적으로 이 일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귀신도 볼 줄 모르면서 대충 거짓으로 귀신에 대한 현황정보를 만들어 가지고 이야기 한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어디나 그런 사람이 섞여 있을 수는 있어도, 그런 사람이 오히려 더 많다면 이는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과연 진실한 퇴마나 영혼 정화, 그리고 영적인 천도를 해낼 수 있다고 보시는가요 ? 그 기준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 역시 일을 한 다음의 결과입니다. 결과가 분명히 차이가 나야합니다. 빙의 환자가 뚜렷한 영험을 보이면서 나아져야 합니다. 일을 했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판단을 잘못하여 귀신의 짓이 아니었거나, 만약 귀신이 벌이는 일이라고 하여도 능력이 없음으로 인하여 결과가 선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빙의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 자신이나 가족들이 거기에 대하여 확실한 답을 내릴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과학적인 견지에서 어느 누구도 귀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바로 그 점이 속고 속이는 초점입니다. 누구도 마장에 걸리게 하는 귀신의 존재나 기타 해치는 영혼의 존재를 객관성 있게 명확하게 보여주고 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쉽게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슨 기준으로 퇴마를 하는 사람을 판단해야 할까요 ? 언젠가도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래 사항 세 가지는 점검해 보시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1) 빙의하고 있는 영혼(귀신)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고 공감 할만해야 합니다.
어떤 생김새이며 나이가 몇 살 쯤 되었고 언제부터 무슨 까닭으로 빙의하게 되었는지 거기에 대하여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설명해 줄 수 있는 퇴마사라면 믿을 만합니다. 그 영혼의 특징을 드러내어 가족이나 본인이 인정할 만해야 합니다. 그리고 빙의증상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현재 보여주고 있는 빙의증상이 과연 영혼 때문인지 기타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인지를 이해가 갈 정도로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라야 믿을만한 퇴마사입니다. 따라서 오래 동안 이 일을 해온 경험이 많은 분이라야 진정한 퇴마를 할 자격이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무조건 일을 하라고 재촉하기 전에 빙의령이 기가 죽을 만큼 , 어떤 확실한 사명감과 신념을 지니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빙의환자에 대하여 정말 아끼는 마음이 우러나와서 영혼에게 마저도 빈정거리거나 우쭐대거나 함부로 대하거나 하지 않고 진정 인격적으로 대하며, 이런 빙의현상을 보이게 된 상황이 정말 불쌍하다는 그런 진정성이 있는 퇴마사라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인격이 중요합니다. 떠나가야 할 귀신들도 진정성 있는 퇴마사나 법사를 만나면 기가 죽어서 고개를 떨궈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그 자리에서 약속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빙의된 사람과의 인연에 대한 충분한 설명, 어떤 인연으로 왔는지, 무엇 때문에 한이 맺혔는지를 알고 넘어가야 그들이 물러갈 뜻에 동의합니다.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인간심리입니다. 어쩌다가 다가온 영혼이 아닌 이상 간단한 퇴마의식 정도로 물러가는 영혼은 별로 없으므로, 일을 재촉하기 보다는 많은 비용이 드는 데 대한 걱정을 함께 하고 가능하면 형편에 맞춰서 일을 해보려고 애쓰는 그런 자세를 보여주는 분이어야 합니다.
(3) 장기간 영혼의 일, 특히 천도의식을 잘 하여 신뢰가 쌓인 분이어야 합니다.
영혼의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에 퇴마사라는 직업이 유행하게 된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퇴마나 영적 정화의 일은 사실 영혼 세계의 일에서 보자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본래 퇴마라는 개념은 단순한 일시적 빙의라든가 흉가에 머물던 영혼이라든가 그런 경우에 국한해서 하는 아주 간단한 영적 치유행위입니다.
제 경우에 퇴마일도 하지만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역시 천도식이나 영혼의 씻김입니다. 불교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의 전통적 무속굿의 형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본인이 주재해서 하며 다른 무속인이나 퇴마사에게 청배는 하지 않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고 공연히 비용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천도식은 돌아가신 분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분들이 남긴 여한을 풀어 드리어 더 좋은 영혼세계로 인도해 드리는 매우 중요한 장례의식입니다. 남은 가족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가 남았을 경우에는 정말 이 의식이 남은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고 바로 세워드리는 데에 엄청나게 중요한 근원적인 치유의식입니다. 하물며 이런 천도의식을 그저 퇴마하는 간단한 의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퇴마를 할 줄 안다고 주장한다면 , 당연히 천도의식을 잘 거행할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천도를 할 때에도 진정 영혼과의 교류를 통하여 가족들도 나타난 영가들과 대화교감하여 감동할 만큼 정확하게 일을 할 줄 아는지를... 사전에 알음알이로 미리 알아보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아무리 하찮은 영혼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사람에게 빙의하여 병에 걸리게 하거나 정신이상 증세를 일으킬 정도라면, 그 영혼의 존재는 악령이므로 당연히 격리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 영혼을 대하는 자세가 오만방자하여 힘으로 다스리거나 심지어 자기가 엄청 나게 힘이 세다고 하면서 폭력으로 다스리려 하는 분은 일단 경계하셔야 합니다. 그들도 한 때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고 욕망을 가지고 살아가던 존재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한 자비심이 없이 쳐들어온 조폭들을 내몰아 보낸다는 식으로 응대하는 분은 위험합니다. 일시적으로 내보낼 수는 있어도 되래 악감정을 북돋워서 나중에 더 큰 힘을 갖춰서 다시 쳐들어오기도 합니다. 그 점을 깊이 우려하시기 바랍니다.
고도의 법력을 갖춘 분이 아니라면 퇴마의식을 해서는 안 됩니다. 법력은 기본적으로 그 사람의 인격에서 나옵니다. 인격이 갖춰진 분이라야 신들도 도움을 주십니다. 특히 신끼라고 주장하면서 과잉행동증에 가까운 광기를 보이는 분은 의뢰대상에서 제외하셔야 합니다.
지금 퇴마하는 분들을 잘 보시면 그런 면을 잘 고려하여 다시 판단해 보실 만한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천도를 잘 할 줄 아는 분이라야 , 비교적 단시간에 간단히 올리는 퇴마의식도 잘 치룰 수 있음을 새겨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참고하시고 여러분의 많은 이해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10월 4일
제마법선사 서산 청강 장선생 선심화 파사 김세환 합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