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야기 [제마일기] “ 영혼들이 서로 결혼을 할까 ?”

[제마일기] “ 영혼들이 서로 결혼을 할까 ?”



영혼결혼식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하여 Y-star에서 인터뷰를 왔습니다.



아래의 질문에 대하여 답변을 드렸습니다.

(1) “ 영혼결혼식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 8년 전에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가 천호대교에서 동반투신자살을 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가족들이 장례를 끝내고 부부인연을 맺어주면 어떻겠느냐고 묻기에 그렇게 하시라고 권했습니다만,,, 그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영혼결혼식을 하는 것이 좋다고는 할 수가 없군요. 더러 미혼인 채로 가버린 아이들을 위하여 애달픔을 이기지 못하고 망자결혼식을 올려달라고 요청하지만요,  결혼시킨 다음에 그들이 이승에서 살 수는 없는 일이고 함께 저승으로 가야할 형편인데 그 일이 가능할지 모르거든요. 죽은 다음에는 각자이니까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은  마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사후 세계에서 그렇게 서로의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천도를 함께 해드리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봅니다.
저로서는 심지어 부부를 가장하여 쳐들어와서 남녀귀신들이 신혼부부에게 빙의하여 부부사이를 갈라 세우려는 걸 막아 준 일도 있고요.  그들은 사후에 만난 처지이지만, 부부인척하더군요.  더구나 몇 십  년전에 총각으로 죽은 삼촌을 영혼결혼식을 시켜서 보낸다든가 하는 그런 무리한 일은 문제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또 문제가 되는 점 한 가지는, 자기 아들이 죽어서 영혼결혼식을 시켰는데 왜 혼자 자꾸만 나타나는지 모르겠다고 할 때입니다.  억지로 인연을 맺어 며느리로 들인 여자혼령이 함께 붙어 다닐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영혼도 자기의 의사가 있는데, 자기마음에 안 드는 여자를 그렇게 받아들일 까닭이 없겠지요.... 그러니까 혼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2) “영혼결혼식이란 게 우리나라 전통무속에 있나요 ?”

“ 우리나라 전통 무속에서 해원풀이라든가 망자풀이(씻김굿)라든가, 오구굿이라든가 그런 무속적인 행위는 있었지만, 격식화된 망자들을 위한 결혼의례는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음으로 다가서는 일은  최악의 불효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 죽음의 이유는 따지지 않았고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갑자기 영혼결혼식을 거의 전문으로 하는 분들도 생기고 그러더군요. 모든 무속적인 의식이 어떤 필요에 따라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영혼결혼식만큼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두 사람이 함께 한다는 확신이 없는 이상 ,그저 살아남은 가족들이 이렇게라도 해줘야 그들의 한이 풀리는 게 아닐까 하는 측은지심에서 하는 위령의식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마도 최근에 중국에서 영향을 받은 의식이 아닐까 하는 추측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무속행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이 은밀하게 그 일을 하시기는 했었겠지만요....”

다다음 주 목요일쯤에 방송된다고 합니다.

2012년 6월 1일 제마법사 청강 묘연제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