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마풍수] “ 막혔던 지혈을 풀어주다”
풍수조정 기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렇게 막혔던 지혈을 풀어주는 일이라든가, 새로운 혈을 찾아 주는 일이라든가, 지신령의 행로를 터줌으로서 순탄한 지기를 주성해 주는 일이든가 하는 신령적인 면에서의 풍수기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불행하게도 오래된 풍수조정 기술이 그저 미신으로 치부되고 점차 사라지고 있음이 통탄스럽습니다.
오랜만에 친하게 지내는 S 사장 집 앞을 차를 타고 지나가던 길입니다.
그동안 별다른 소식이 없어서 잘 지내는가 싶었는데, 뜻 밖에도 S사장 집 전체가 <지혈막이>에 걸려들었습니다.
누가 짚 뒤뜰에 있는 땅을 새로 샀는데, 자기 땅이라고 둘레에 담을 치는 바람에 그만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그냥 보면 아무렇지도 않고 그저 가느다란 녹색철사로 엮어 만든 철망식의 흔해빠진 펜스 담이지만 , 경계표시라 하여 사각형으로 둘러친 것입니다. S사장 집의 북쪽 지혈을 막은 것이 분명하더군요. 고의적인 행위는 아니지만 자칫하다가는 거주인의 생명이 위험합니다.
“ 저런 , 땅의 혈맥을 막았구먼, 저기에 저렇게 뺑 둘러서 담을 쳤으니 큰일이다.
사람으로 치면 생사람의 뒷덜미를 잡아서 거기다가 기브스를 해놓은 것 같은 현상이 벌어진 셈이구나. 얼마나 답답할까.....”
저녁때가 되어서 풀어주는 일을 해주러 S 사장 집을 다시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쌀 키는 키를 빌어 두 되 쌀을 치고 나서 거기다가 부적을 얹어 지신을 청한 다음 철망 펜스 담을 쳐놓은 곳으로 갔습니다. 지 살풀이를 시작했지요. 경계표석 곁에 부적을 묻자 금새 기운이 막혔던 것이 풀리면서, 땅을 지키시던 지신 스스로 기분이 좋아지십니다. 지혈이 막히면 지신께서 살을 받고 이어서 거기 사는 사람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흉가가 그런 식으로 생기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살기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혈 막힌 일을 풀어 준 다음,
“ 고맙습니다. 이렇게 풀어주시니 참 다행입니다.” 하고 지신과 함께 하늘에 인사를 올렸습니다.
“그동안 힘이 드셨지요 ?.. ... 이렇게 지혈이 막히면 공연히 구설이 일거나 집안에 우환이 생겨서 참 힘이 들지요. 돈줄도 막히고요.”
S사장은 그런 원인도 모르고 몇 달 사이에 재수가 왜 그렇게 없고 짜증만 나는지 참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수 십 년 동안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이므로, 아무래도 서로 말귀를 잘 알아들어 주고 신뢰감이 있어서 일을 해주기가 쉬웠습니다. 요즘은 이런 "지살풀이" 같은 것이 뭔지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참 많거든요.
2012년 3월 10일 제마 법선사 청강 묘연제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