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희망으로 나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보내오신 편지]
잘 지내셨는지요..
오늘 학교를 마치고 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사실 제가 1달 여 전쯤 자격증 시험에서 낙방을 했지요.
정말 열심히 나름대로 했는데..떨어지니 더군다나 나보다 공부도 덜하고 급하게 해서 친 사람은 붙고.. 그러니 더욱 의욕을 상실하게 되더라고요. 다시 다음 시험을 준비하려고 하지만 또다시 똑같은 공부를 다시 똑같은 책을 펴고 하려니 속에서 얼마나 끓어 오르던지요.ㅎㅎ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는 좌절마인드로 변화되고 의욕은 상실되고 그저 답답하고 공황상태랄 까요??꼭 시험뿐만이 아니라도 앞으로 내가 어떻게 인생의 목적을 달성하며 살아야할까..라며..
자기 자신과의 약속은 얼마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요?
항상 눈을 분명하고 힘 있게 뜨고..허리와 어깨는 딱 펴고 걸음은 힘 있게 걷는 것은 기본이며..
하루 일과를 분명하게 잡고 이러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마치 눈앞에 낭떠러지인 마냥 절실하고 간절한 목표성립을 위한 행위.. 이런 자세가 그동안 없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는 그러한 습관...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그 힘이
얼마나 큰지 체험 해보려 합니다.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 계획안에 불교신자로써 지장보살님과의 약속을 더해서 내가 이러이러한 바람과 목표가 있습니다~ 라고 하루에 아침 밤으로 3배라도 (108배면 더더욱 좋겠지만) 가까운 절이나 집에서 마음속으로 청하면서
매일 어떤 기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도 좋은 건지 여쭈고 보고 싶습니다.
물론 학교 다니다보면 친구들이랑 술도 마시고 여자도 만나고 할 때도 있겠지만 계획에 큰 차질이 없고 하루하루 정한 것은 다 하면 상관은 없는지..
앞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인지 궁금합니다. 매일 불보살님께 아침 밤으로 아주 잠깐이지만 기도한다는 것도 스님이나 법사님 같은 분 아니면 참 힘든 것 아니겠습니까!~
내 자신과의 약속은 내 자아와의 약속이라 못지키면 내 손해고 하지만...불보살님과의 약속...그것은 약속을 해도 되는것일까요?왠지 약속이라니까 무례한 느낌도 들고 막상 그러려니 음..벌~받는건 아닌가하는 조금은 유치한 생각도 드네요;;
매일 학교 식당엔 고기반찬에...그렇다고 고기반찬 주는 거 안먹고 버리는것도 아닐것이고... (요즘은 하도 잘나와서 그런지 생선류나 육고기 없는 반찬 빼면 김치랑 밥만 먹어야 될 정도더라고요) 가끔씩 학교 친구들과의 알콜섭취에... 총대라는 학급장으로 난 술 안 마신다며 빠지기도 뭐하고 1~2잔이라도 알콜은 알콜이고...
기도는 깨끗한 마음과 몸으로 진심으로 해야 한다지만..마음과 진심은
있는데 육체가 그리 안 되는 생활이라 안함만 못할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답변]
사람은 희망에 대한 열의보다는 오히려 절망에 더 집착하는 성향이 있지요.
하려고 해도 안 되면 왜 안 되는가에 집착하면서
무심코 하면 되는 일조차도 망가뜨리기도 하거든요.
저는 그런 때 이런 말을 합니다.
" 우리는 왜 절망을 더 즐기는가 ? 희망이 있음에도 왜 절망에서 벗어나는 일에 더 집착하는가?
마음의 혁명을 일으키는 일은 쉬우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일이 더 힘 든다면,
혁명한다고 애당초 처음부터 나서지 마라 !"
그렇지요, 초등학생 때 일과표 만들어 그대로 지켜본다고 하다가 늦잠 자고 숙제는 몰아서 방학 끝날 때쯤이나 되어서 몰아가지고 하고 그러면서 인생을 배운 겁니다.
그게 인간입니다.
너무 절망하지는 마십시오.
절망이란 희망의 반대말이 아니라
희망을 이어나가는 과정일 뿐이니까요.
그 다음이 불보살에 대한 믿음과 기도이며 의지 처를 구하는 일입니다.
절망에 가득 찬 사람은 불보살님에게 의지해서도 여전히 실망할 뿐 더 이상의 진전이 없습니다.
2009년 4월 1일 제마 법선사 김세환 합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