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 살이나 차이 나는 남자 애인 ?”
지난주에 상담할 때,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약간의 살기를 띈 여인의 얼굴에는 겪어 온 인생의 파란이 많이 묻어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하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가 가득했던 게지요.
미망인이 되고 나서부터 10여 년의 세월 속에 오로지 돈 버는 일념으로 자식들 간수하고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50대 초의 나이에 ,그렇지만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도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뭔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
여인은 작은 호프집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말로 표현은 안 해도 그녀의 뒤 모습이 모두 보이는 것입니다.
그 여인은 남자들과 어울리며 그들을 이용하여 적당히 놀아 주고 돈을 얻어 쓰거나 아니면, 노동봉사를 거의 무료로 청하여 그런 덕으로 살아가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에게는 어찌하면 더 잘 살 수 있는지를 묻더군요. 또 재혼을 하면 어떠냐고도 묻더군요.
이런 저런 어려운 사연을 사주로 풀어 이야기 하고, 나름대로 사시느라 고생하셨다고 위로도 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무심코 엉뚱한 말이 불쑥 나오게 되더군요.
“ 오늘 아침에 메일이 하나 왔는데, 내용이 참 기가 막히더군요. 나이가 스무 살이나 차이나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과 결혼하고 싶다는 30대 초반 청년이 있었어요. 자기가 결혼을 하지 못하면 그 여인의 딸 하고라도 결혼을 하고 싶은데 법사님은 이 문제에 대하여 어찌 생각하느냐고 묻더군요.”
갑작스러운 이 말에 여인은 움찔합니다.
“ 그래서요 ? 그 남자 나이가 몇 살이래요 ?”
여인은 깜짝 놀란 토끼 눈으로 바라보면서 다그칩니다.
“ 나이가 서른 한 살이라지요.”
“ 그래요 ? 이름은 요 ?”
" 이름까지는 기억을 못하지요..."
여인은 제가 한 말을 듣더니 이렇게 털어 놓았습니다.
“ 제가 그만 20살 씩이나 차이나는 어린 남자를 재작년부터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아무 육체관계도 맺지 않고 지내지만, 마음속으로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제발 다른 데로 가서 일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가라고 해도 근처에 방을 구해 머물고 있으면서 떠나지를 않아요.... 우리 딸아이한테 수작이라도 부리면 어떡하지요 ? 지금 딸 나이가 스물 세 살인데.”
정말 속이 상한 것처럼 말미를 흐립니다.
그러나 그말이 진실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어린 남자를 마음속에 두고 여전히 함께 즐기는 분위기였습니다. 궁금해서 확인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메일을 보내온 주인공이 그 남자인가 알고 싶어서입니다.
“ 확인을 해보지요. 제가 메일을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오지요.”
잠시 후에 확인을 해보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사자는 아니었습니다. 이름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나이도 메일을 보내온 사람과 차이가 났습니다.
“ 정말 다행이군요. 저한테 메일을 보내온 사람은 그 남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이 말이 다시 한 번 저를 마음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 이게 모두 제 팔자인가 보지요.... 이제 와서 재혼도 어렵고 그렇다고 남자 없이 혼자 살 수도 없고요. 정말 사람의 팔자는 모르겠어요.”
하필이면 그 시점에서 왜 어린남자의 이야기가 나왔을까요. 상황은 똑 같지만 전혀 다른 남자인 메일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왜 꺼냈을까요 ?
함부로 이 여인이 어린 남자를 데리고 희롱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가면을 쓰고 상대를 희롱하는 것은 큰 죄입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살기 위하여 그런 허튼 짓을 많이 하지요.
그래서 기(에너지) 낭비가 생겨나, 받아야 할 복을 받지 못하며, 죄업이 쌓이게 되고,끝끝내 탐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로 가난하게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여인을 잘 타일러서 보내 드렸지만, 못내 마음속이 꺼림칙한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2008년 6월 21일 제마법선사 청강 /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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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댁이 낳은 아이도 아닌데 어찌 호적에 넣으셨소 ?
며칠 전 전북 B시에서 만난 부인은 30대 중반쯤 되어 보였는데, 사내아이를 한 명 데리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 한 살 쯤 된 그 아이를 영적으로 잘 살펴보니 전혀 여인과 상관없는 영혼의 색깔과 모양을 띄고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정체불명인 셈이지요. 이상한 일이 다 있습니다. 젊은 여인이 데리고 다닌다면 당연히 이 여인의 아이일 터인데, 영적으로 일치하는 구석이 전혀 없고, 별개의 차원에서 온 아이입니다. 처음에는 혹시 남편이 다른 데서 낳아온 아이인가 의심했습니다.
그 아이가 마치 자기가 낳은 아들아이처럼 호적에 올라가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호적에 아이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댁이 낳은 아이도 아닌데 어찌 호적에 넣으셨소 ?
겁먹은 듯이 여인은 놀란 입술로 파르르 떨며,
“ 아니 도사님은 이 아이가 제 아이가 아닌 것이 보입니까 ?”
“ 그럼요, 전혀 영적인 모양이 틀립니다.”
“ 정말이요 ? 그걸 어떻게 아셨을까 ?”
난 생 처음 보는 사이인데, 누가 이야기 해주는 것도 아니고 정말 불가사의한 일인 것입니다.
여인은 살림이 좀 곤곤하다고 말했습니다. 언제쯤 사는 게 나아질까 그것이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곤곤한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요.
제 아이도 아닌데 자기 호적에 넣고 키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정을 듣고 보니 딱합니다.
지금 열아홉 살 먹은 딸이 어쩌다가 남자친구와 관계해서 낳은 아이라, 할 수 없이 자기가 키우고 있답니다.
키울 수밖에 없는 사정이지만 알아 둘 것은 알아 두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이를테면 , 인연을 알고나 키우면 좋을 것 같아서 몇 마디 일러두었습니다.
“ 당신께서 전생에 아이를 낳았으나 키우지 않고 상대 여인과 함께 버렸지요. 그때의 아이가 바로 지금의 아이입니다. 당신은 전생에 남자로 태어났었고, 한 여인을 사귀다가 임신했다는 이유로 부담스러워서 차버렸으며, 그때 아이를 낳아 제대로 기르지 못한 원한을 가진 여인이 바로 당신의 딸입니다. 그 여인이 딸로 환생한 것입니다.”
전생에 관한 이야기는 참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여인은 그런 내용을 알아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과거세의 잘못된 점, 왜곡된 점은 이생에서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여인에게 자상하게 설명해주고 그런 일이 현재의 생활에서의 곤곤함을 낳는 이유임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 여인은 사내아이가 자기가 낳은 아이가 아님을 너무나 쉽게 알아내는 나의 능력을 그 자리에서 보았기 때문에 , 쉽사리 전생의 일도 인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여인은 자신의 과거세에 그런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순순히 말하면서,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 당신께서는 과거세에 지은 죄를 이미 깨달았으니, 이생에서의 고생은 이제 끝난 것이나 다름없어요. 딸아이와 함께 이 아이를 잘 키우면, 이생에서 죄를 씻는 결과를 낳을 것이고 차츰 생활도 나아질 것입니다.”
여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돌리며 말합니다.
“ 도사님은 참으로 고마우신 분입니다. 잘 살게 되면 꼭 다시 찾아뵐께요.”
2008년 6월 15일 제마 법선사 김 세환 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