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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엾은 원한령아, 내가 대신 죽어 주마.”


나 역시 진실을 말해 주고 싶지 않았다. 아니 말해 주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무리 영혼이 내게 간절히 부탁하여도 그 말을 해줘서는 안 될 것이다.
또 다른 보복의 끝없는 반복이야 말로 엄청난 비극이기에.




1997년 가을 , 이상한 60대의 노인들이 찾아왔다.
남자 분은 하반신에 기운이 없어 잘 걷지도 못하는 신세였다. 또 한분은 그 노인의 처였다.
“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생겼지요 ?”
“ 오래 되었어요.”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되었다는 말이다.
“ 잘 걷지도 못하고, 요즘 들어서는 몸 가누기조차 힘들어요.”
정말 그랬다. 노인은 움직일 때마다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말한다.
“ 아프기 시작한지는 한 40년 되어가요.”
그도 그럴 것이다. 옆에는 30대 초반의 청년귀신이 하나 서있다. 얇은 천의 군복을 입은 채로 욕설을 내뱉으며 서성거린다.
..... 나쁜 놈의 자식, 내가 네 놈 애비 때문에 죽었어......
종잡기 어려운 말로 저주하는 눈빛을 번뜩이면서 노려본다.

분명 거기에는 사연이 있다. 알아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한을 풀길이 없다.
왜 그러는지 물었다.

..... 이 자식 애비가 나를 빨갱이로 몰아세워 죽였어 .....

그 소리와 동시에 당시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작은 학교 운동장 같은 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 청년이 그중 하나이고, 옆에서 어떤 남자가 일으켜 세우더니, 마구잡이로 끌고 간다. 그리고 물 수렁 같은 곳이 보이고 곧장 손이 뒤로 묶인 채로  근처에서 장총으로 사살된다.
청년은 아무 말도 없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수렁에 끌려가 시신이 던져진다.

정말 이 청년은 빨갱이였을까 ?

긴 사연을 털어 놓는다.
..... 난  마을에서 그런대로 사는 집 사람이었지. 이 놈 애비는 나하고 친구였고, 전쟁이 터지자 경찰이  끌고 가게 해서 죽여 버렸어. 내가 빨갱이라는 누명까지 씌워 갖고...........

그 청년은 경찰 소속이었던 친구가 자기를 죽였다고 말한다. 6.25 전쟁이 터지자 예비검속에 걸려들어 사살되었다고 한다.
“ 그런데 이유가 뭐요 ?”
궁금한 나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내가 똑똑해 보이니까 미리 제거(除去)한 거지.  내가 살아 있으면 여러모로 방해가 되거든  그놈이 C 군 지역에서 의원으로 출마하게 예정되어 있었고.......
말하자면 이 청년은 환자의 아버지에게 정적이었다. 그리고 이청년도 그에 못지않은 유망한 정치지망생이었다.



영적인 병이므로 환자를 낫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억울한 사연이 걸린 원혼의 장애는 쉽게 풀어 나가기 어렵다.

벌써 5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간 일인데도 마치 어제 일처럼 당시의 상황을 내게 보여 주면서, 자기의 빙의를 정당화한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나 ? 그냥 내버려 둘까 ? 그러나 환자는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다. 그 아비가 저지른 살인이다.
지금 와서 다 털어 놓고 말하여 원한을 풀어줘야 하나 ?
그럴 수는 없다. 이 청년귀신의 피붙이는 내가 알기로 지금 살아 있으며, 역시 유명한 그 지역의 정치인이 되어 있다.
만약 사실을 밝히면 전쟁 중에 행방불명자로 처리된 것으로 여기고 있는 자기의 자손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다. 다시 지금 지니고 있는 권력으로 현실적인 보복이 이어진다면 낭패다.

수렁에서 썩어 들어가 아무도 알아보기 힘든 몰골의 사체가 되어 나타난 원혼.
아마 이러한 진실이 알려진다면 억울해서라도 보복의 손길이 다시 발동할 것이다.
참아야 한다. 말하면 안 된다.
그리고 나는 무슨 증거로써 이런 진실을 밝힐 수가 있는가 ?  아무도 믿어 주지 않는다면 되레 새로운 분란의 싹을 틔우는 일이 될 뿐이다.


귀신의 보복의지와  환자를 고쳐 줘야 하는 나의 의지가 서로 맞부딪치며 갈등이 일어난다.

“ 차라리 날 죽여라. 그러지 말고. 나도 살만큼 살았으니 나를 데려가라.”

... 당신은 상관없는 일이야.....

수 십일간 귀신과 나는 사투에 가까운 말 다툼과 기 다툼을 벌였다. 그러던 중 이상한 일이 생겼다.

3 주정도 지나자 환자가 조금씩 거동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도하는동안 점점 몸이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니 이상하게 청년 귀신도 조금씩 자기 뜻을 바꾸는 것이다.

....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 보았소, 웬만하면 그때 일을 드러내고 이 사람한테 말할 텐데, 입을 굳게 다물고 있으니 , 내가 졌다. 내가 졌어. 지독한 놈......


영혼들은 빙의 상태를 지속하며 이를 방해하는 나와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차츰 자기 뜻을 굽히는 일이 자주 생긴다. 생각해 보면 40년 세월이다.  아무리 보복이라고 해도 너무 오랜 세월이 흐르지 않았는가 ?

45일 쯤 지나서 영혼을 저승으로 천도했다. 환자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엄청나게 달라진 자기 몸의 변화에 감사하고 있었다.  인간 몸이 사실은 신비한 우주 령의 일부임을 자각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 환자는 끝끝내 아비의 살인을 모르고 살다가 갈 것이니 그만큼 행복할 것이다.

2007년 2월 12일 제마  청강 /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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