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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소리를 내며 웃는 어머니”


2006년 11월, 그러니까 불과 두 달 전에 겪은 일이다.

“ 가만히 보니까 ,어머니에게 귀신이 와 있었군요.”

그러자 아이 어머니는 느닷없이 큰 소리로 웃는다.
“ 캬캬캬컄”

“ 왜 웃는 거요 ?”

“ 캬캬캬캭”
또 귀신같은 음한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한다.
그런데 누가 보아도 웃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것은 정말 심각한 빙의증상이다.
“ 어머니께서 빙의되어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겁니다.”
당연히 그런 말을 들으면 반론을 보이든가 아니면 뭐라고 당황해야 하는데 여전히 싱글싱글 웃고 있다. 마치 미친 사람 같다.
더 이상한 것은 옆에 앉아 있던 두 딸의 태도였다. 어머니가 상황에 맞지 않게 웃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가만히 앉아 있을 뿐, 작은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조금 지나자 말하기 시작한다.
“ 정말 제게 귀신이 들어 와 있어요 ?”
“ 예, 나이 어린 계집아이 모습으로 와서 댁의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군요.  그런데도 어머니 입장으로 아무런 의심도 안하시는 것은 당연하지요. 어디가 아프다거나 하는 별다른 변화가 없으니까요.”

그랬었다.
어머니는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의 눈에 귀신이 보이고 이유 없이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등의 빙의 증상을 보여주니까 따라온 것일 뿐, 자신이 빙의 되었다는 말에 공감할 상태가 아니다. 의심이 없으므로 그저 딸아이가 아픈 것만 걱정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꺅꺅대고 웃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비정상이다.


그러한 귀신 웃음소리를 내며 웃으면서, 왜 자기가 웃는지 , 내가 이렇게 웃으면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부끄러움이나 미심쩍은 느낌조차 갖고 있지 않다.

이 현상이 바로 어머니에게 귀신이 빙의하여 딸에게 영향을 미치는 간접 빙의 현상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이 일에 대하여 책임지고 처리해야 할 어머니가 빙의된 상태이므로 조치해줄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야 만다.

다시 엉뚱한 말을 한다.

“ 정말 빙의 됐을까요? 이상하네요. 아니에요. 우리 집안은 00교를 오래 믿어서 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요. 잘못 보신 거겠지요. 000을 깊이 신앙하는데 그럴 수 없는 겁니다. 더구나 딸아이라면 모를까, 내가 왜 허 참 말도 안 되요.”
그 말도 물론 귀신이 하는 말이다. 이렇게 독실한 종교를 방패막이 삼아서 귀신이 준동하는 일이 최근 들어 자주 일어난다.

그렇지만 흉측한 귀신소리를 내며 웃는 어머니는 정말 문제다.
어딜 가서든 다시 그렇게 웃으면서 귀신을 정리할 사람에게 혼란을 주며 장난을 치고 다닐 터이니.
“ 야이 못된 00아. 귀신이 귀신답게 행동해라.  까불고 다니면 나중에 정말 혼날 줄 알아야 해 !”
호통을 치자 그제야 얼굴색이 변한다.

“ 야, 빨리 돌아가자.”
아이들에게 재촉하는 말을 하며 그 빙의령은 도망갈 길을 서두른다. 만일 어머니가 딸의 빙의에 조금이라도 너른 아량으로 자기종교의 절대성에 대하여 의심을 하며, 빙의로부터 벗어나려 했다면, 그날 모든 상황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자기 종교에 심취하여 빙의령이 시키는 대로 자신이 빙의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2007년 1월 8일  제마  청사자 / 김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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