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마 칼럼] “때로는 동정심이 인생을 망치지요”

[제마 칼럼] “때로는 동정심이 인생을 망치지요”

자비와 동정은 종이 한 장 차이 정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내가 원해서 도와주고 잘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이 지금 불쌍해서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도와주지는 마십시오. 왜 그러냐 하면 동정심은 부지부식 간에  자기가 우월한 입장에 서 있음을 즐기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상대는 그러한  점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고 언젠가는 앙갚음을 하게 됩니다.   못된 품성을 타고난 자들은 자기가 힘이 좀 생기면 그런 짓을  곧잘 하거든요.  아랫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말은 대체로 그런 힘의 역학에 기인하지요.

한 젊은이가 오래 동안 조폭들 사이에서  잘 어울리다가 세월이 가면서 그들을 위하여 해줄 일이 뭔가 살펴보니, 조직원들일수록 푼돈이 아쉬운 처지가 많아서 아주 싸게 돈놀이(사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돈은 돈대로 까먹고 함께 어울리다 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그들 세계의 잔심부름을 하게 되어 그 일로 여러 번 빵(교도소)에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마흔이 넘고 보니 이제 손에 잡히는 일도 없고 그래서 어쩔까 하고 찾아와서 상담을 청하시기에 제가 이렇게 조언을 드렸습니다.

“ 사주에 수기(물)가 많으니 동정심도 철철 넘치고 정이 많아서 , 실컷 남을 도와주다가 자신이 혼나거나 욕을 보는 일이 너무나 많았군요. 타고난 천성이라서 고치기 힘들겠지만, 이제부터는 좀 자기를 위해서 살아 보십시오... 게네들 옛날과 달라서 이제는 별로 의리 같은 것도 없는 거 잘 알지 않습니까 ? 사주를 보니까 부동산에 소질이 있는 거 같은데 그 쪽으로 관심을 가져 보세요.”

그랬더니 얼굴이 추욱 아래로 쳐지면서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며  쏟아지는 거예요.

동정심이 많은 건 우리나라 사람의 공통점입니다. 강자보다는 약자의 편에 서고 싶어 하고 그러는 면이 참 많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런 점을 악용하여 등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잘 알아보고 차분히 대처하세요. 좀더 시간을 두고 사람을 평한다는 그런 마음 자세가 요구되네요.

2012년 4월 28일 제마법선사  서산 김세환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