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무가(巫家)들이 지독한 경제 불황에 대처하는 비법"
모두들 난리입니다. 빨리 살아날 방법 좀 일러달라고 합니다.
손님이 없어서 자칫 하다가는 문을 닫게 생겼다고도 하소연 합니다.
지금껏 여러 가지 불황을 이리저리 겪어 왔지만, 이번 한파는 엄청난
상태입니다. 마음도 얼어붙을 지경입니다.
언제쯤이나 풀릴까요 ?
막연히 기대해 보지만 당장 풀릴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회복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2년 (2014년 말)은 기다려야 합니다.
작은 지혜지만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잔소리 좀 해도 될까요 ?
● 지금보다 기도를 더 많이 하세요.
일이 많고 바쁠 때는 기도를 하러 가고 싶어도 하지 못합니다. 기도하러 가더라도 한정된 범위에 머물게 되지요. 그러나 일이 한가해지고, 시간이 나니까 가능하면 가까운 기도터라도 가셔서 침묵으로 도움기도를 청하세요. 님께서 산신을 모시는 분이건, 용신을 모시는 분이건 , 천신을 모시는 분이건 상관없습니다. 어디든 기도 신당에 가셔서 열심히 치성을 올리시면 반드시 그만한 대가가 주어집니다. 게으름 피우고 “ 애라, 될 대로 되어라.” 하시면 , 정말 망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97년 IMF사태가 났을 때, 중원에 있는 미륵사지 미륵부처님에게 한 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동지 섯달 추위를 견디면 새벽 기도를 다녀왔습니다. 오는 길에 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때우면서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오히려 99년부터 더 많은 손님을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불황이라서 손님이 들지 않는다고 체념하지 마시고, 기도를 하시면 님들에게 틀림없이 가피를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불황이 아니므로, 지금부터 하셔야 합니다. 무가님들은 아마 각별히 보살펴 주시리라 믿습니다.
● 아는 무가 님들과 협력 연계하세요.
혼자서 일하거나 가족들끼리만 어울리지 마시고, 서로 일거리를 나누어 함께 움직이도록 해보세요. 이러한 협력 체제는 평소의 대인관계가 중요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일을 배분하여 다 함께 살아가도록 애써야 합니다. 제가 가까이 지내던 무가님들은 거의 모두 불황기에 딛고 일어나서 성공하였습니다. 물론 인간문제이므로 신뢰성에 차질이 일어나거나 여러모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불황이라고 해서 일거리가 떨어지는 법은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서로가 합심, 일치단결하여 이럴 때일수록 서로 “연계성”과 “분업화”의 미덕을 발휘하여 함께 버텨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 항상 그윽한 미소를 간직하세요.
우리는 오래전 동족상잔의 비참한 전쟁도 겪어 봤고 , 그리고 수없이 많은 국가적인 변란과 혁명 그리고 정권 변동으로 인한 흥망성쇠를 눈 여겨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사회가 급변하여도, 우리 무가는 꿋꿋이 학대와 변동의 너울을 힘겹게 이겨내 왔습니다. 이번 경제불황도 기껏해야 돈이 안 도는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절대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자신감을 가지시고, 어렵더라도 웃음을 잃지 마세요. 어느 굿당에 가보면, 멀리서부터 정성스레 합장을 보내오면서 인사를 올리는 당주가 있는가 하면, 어느 굿당에 가보면 한참 둘러보는 대도 방안에 앉아서 본채 만채 하는 곳도 있습니다. 대체로 손님이 많은 굿당은 “ 멀리서 오셨네요. 커피 한잔 하세요.” 하고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대중들을 잘 이끌어야 할 오래 되신 무가님들은 어련히 잘 알아서 대처하실 줄로 믿습니다만, 이번 달 월세 걱정을 하는 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일은 하지 않으실 줄로 믿습니다.
[ 다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