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나의 어버이 "

산은 물을 보고 산이라 하고

물은 산을 보고 물이라 하네



정적의 끝이 새로운 시작인데

하슬라의 하늘에 꽃이 날린다



솔이 향내 날리는 6월이라

언제 보아도 너는 훌륭하다.





산아 비로소

물을 내리느냐



하늘이 열리는 날부터 이제껏

오뚝 솟은 모양이

너의 장개한 모습니더냐



백두와 한라와

지리와 무등이

한 껏 테두리 부숴 흘러 내린 산경이더냐





태백의 신시를 바사뜨리고

자리한 자들이 그 아비와 어미를 낳아

삼신맞으라  함이니

호랑사자는 너이ㅡ 아비요

곰딴지는 또한 너이ㅡ 어미라



당골네 할미는

백두의 신령을 닮아 장쾌하였고

무둣골 할배는

지리의 서낭을 닮아 상쾌하구나







오 신령이시어

오 보살이시어

오 부처님이시어

오 예수님이시어



모두 모두 산상 기도를 올리나이까 ?



마리아도 관음도 모두 훨훨 날개옷을 날리며 선녀가 되어

북두와 남두성을 끌어 안으메



오늘사 나는 님의 깃을 메만지는 사람이외다

내일사 나는 님의 숨을 들이쉬는 사람이외다

오래 오래

산을 들이키는 자로 살다 가려하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