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골동품 ”

“ 가짜 골동품 ”


인사동거리에 가보면 노점상에 여러 가지 골동품이 많이 깔려 있고 그 물건 중에 하나나 둘을 골라 사는 일이 있습니다.  철제 약사불이라든가 향로 같은 걸 거기서 사기도 하고 지나치다가 눈에 띄면 발걸음이 머물게 되니까 저절로 손이 가고 요모조모 살피려 웅크려 앉아 있다가는 필경에는 물건을 사게 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거의 모두가 중국산 모조품이지요.

“ 그런 물건을 구경만 하면 됐지 뭐 하러 사요 ?”

이를테면 옛날 물건인 것처럼 흉내 내서 만든 물건이고 가짜인데 뭣 하러 사느냐는 반응을 보이지요.

그러나 아내는 이렇게 말하지요.

“ 마음에 들면 사는 거지요. 그 물건이 모조품이건 아니건 무슨 상관인가요...”

잘 생각해 보니 그 물건들이 정말 진짜 골동품들이라면 가격대가 그렇게 낮을 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모조품들이지요.  하지만 마음에 든 물건이라면 가짜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 그렇다고 해서 어떤 특정 브랜드를 위조해서 만든 물건도 아니므로,  범죄행위도 아닐 것이고요.

좋은 절에 적삼을 입고 고운 자태로 선 수행을 하는 스님이거나, 아니면 고운 얼굴에 예쁜 복색을 갖춘 모습으로 요조숙녀가 된 아가씨거나 그런 사람들이 진짜 훌륭한 스님인지 아니면 훌륭한 규수감인지는 파악하기 어렵겠지요.

시대가 지나가서 오랜 세월에 때가 묻어 만들어진 골동품의 품위를 갖추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수 백년이 지나가면 그 모조품도 언젠가는 딱지를 뗄 날이 올 겁니다.

“ 그래... 가짜면 어때.... 마음에 들면 그만이지. 오늘부터 우리 집에서 함께 지내기로 하자.”



2011년 4월 28일  제마법선사  서산  청강  장선생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