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사람에 조심하세요
아랫글은 정말 오래 전에 쓴 글인데 마침 눈에 띄어서 여러분에게 공개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동정심을 교묘하게 악용하여 상대가 나를 우습게 보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내가 상대를 불쌍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 사람의 본질에 대하여 중시하지 않음으로서, 나중에 낭패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다시 한 번 이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방 동정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금방 상대를 욕하는 일이 많은데, 앞으로 좀 더 진지하고 신중하기로 합시다. 예를 들면 일본이 교과서 왜곡을 하자마자, 그날부터 kBS,SBS등 방송사가 약속이라도 한듯이 모두 지진피해의연금 모집을 중단했습니다. 이 글은 결코 옹졸한 마음에서 그런 사람들을 모두 회피하라는 글은 아니므로 오해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눈물에 약한 것이 인간이다.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도 역시 눈물에는 흔들리는 일이 많다. 그렇지만 훌륭한 상담자라면 눈물이 진실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 오랜 세월을 보내서는 안된다. 상담을 하러 와서 눈물을 보이는 일은 흔한 일이지만 그 중에서 필요 이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인 경우 상담하는 시간 내내 눈물을 바가지로 퍼내는 사람도 있다. 말하는 것을 들어 보면 이세상에서 이렇게 불쌍한 사람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날 정도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좀 신경을 써야 할 일이 있다. 눈물을 많이 흘리는 사람일수록 자기감정에만 매달리는 편집증적인 기질이 강하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자기가 타인에게 학대를 받는다든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말을 하는데, 그런 점이 반드시 상대방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인가를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우는 아이에게 젖을 먼저 물린다 는 점을 기가 막히게 잘 아는 그들은 눈물을 흘림으로써 오히려 상담자를 미혹에 빠뜨리고 자신의 잘못은 다락 위에 올려 놓는 일이 많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본인은 7 년전 부터 내게 올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접근하여 온 낙루수법의 어느 승려를 꾸준히 도와 줬다가 낭패를 당한 일이 있다.
저는 태어나서 지금 까지 누구의 도움이라고는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 운운 해가며 불쌍하게 보이기에 나는 우쭐한 마음에서 그에게 많은 심적 물적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느 정도 생활기반이 잡혔다는 생각이 들던 어느날, 그는 갑자기 나에게 대들면서 하는 말이 선생 께서 저를 부르지 않았으면 저는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을 하였다. 나는 한번도 그를 부른 일이 없는데 자기는 내가 불러서 상담하러 왔었단다. 그때 나는 그에게 말해 주었다. 그래, 내가 어리석었네. 내가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일쎄. 눈물이 진실이 아님을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말일쎄 그 승려는 내가 붙잡아서 승려생활을 시켰기에 오히려 자기 인생에 장애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인간이다. 동정하고 사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인간을 보고나서 사랑해 주어야지 나쁜 인간들은 눈물로 상대를 속이고 결국 결정적인 시점에 배신의 칼날을 세운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눈물이란 사랑의 묘약이 될수도 있으나 자칫하다가는 독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98년 01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