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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선사의 유우머 ( Humourous Zen-master)

2006.11.09 16:43

xemasa 조회 수:3803

법선사의 유우머


< 바랑 속의 물건 >

가끔 짓꿎은  사람들이  능력을 실험해 보고자 찾아온다.
----뭔가 다른 사람과 차이가 있다면 그것이 뭘까 / 그래 난 오늘 법사의 투시능력을 실험해 보아야겠다.-----
바랑(스님들이 매고 다니는 헝겊으로 만든 어깨 가방) 속에다가 물건을 깊숙이 감추었다. 그 물건을 노랑 수건에 싸고 또 싸고 해서 턱 내려놓는 순간.

" 고명하신 법사님께서 여기에 든  물건을 알아맞히시면, 제가 100만원을 이 자리에서 드리지요."
참 건방지기도 하다. 하지만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이가 몇 번씩  들락거리긴 했지만 정말 투시능력이 있는지ㅡ 없는지,  궁금했나 보다.

짓꿎은 사람의 표정은 장난기가 녹아 들어가 있어서 때론 아름다운 법인데 이 친구는 좀 달랐다. 자기 전 재산을 걸은 것 같았다. 그러니 심각한 표정일 수밖에.
입이 흠씬 다물어지고, 눈도 표창 끝처럼 날카롭다.

" 뭘 그리 긴장하시는가 ? 그럴 것 없어요. 내가 아무리 법사라지만 그걸 알아맞힐 수 없을 수도 있고, 요행히 알아맞히면 자네의 돈이 날아가니까 내 마음이 아파요.  그보다는 이렇게 하지."

가만히 그 바랑을 뚫어지게 들여다보다가 말했다.
" 내가 그 물건이 뭔지 알아맞히면 감춘 그 물건을 내게 주도록 하고, 만일 내가 못 알아맞히면 내 시계를 자네한테 대신 주면 될 것 같은데 ? 안 그런가 ?  자네 같은 떠돌이 중이 무슨 돈이 있겠나 ? 그게 낫겠지,  안 그런가 ?"

" 허어, 참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아셨나요 ?  이게 보이십니까 ?"
수건으로 겹겹으로 싼 것을 풀자 거기서 손목시계가 나왔다.


<뭘 하는 사람일까 ?>

" 스님 ! 전 말이예요.  그냥 보면 압니다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늘 제가 뭘 하는 사람인지 알아맞히면 점을 보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그 집에서 나와 버렸어요.  법사님서는 원체 유명하신 분이니까 제 직업을 알아 맞히시겠지요 ? "

중년의 여자가 찾아와서 자기 직업을 알아 맞혀 보란다.  어찌 그걸 알겠는가 ? 곱싹하게 생긴 주제에 심술도 많다.  못 알아맞히면 망신이란 말이다.
슬그머니 심술도 나고 해서 책상 위에 놓인 붓을 들고 백지에 쓱쓱 문지르면서

" 何行何事"라고 한자로 쓴다. 그 뜻이야 누가 보아도 안다. 무엇하는고 ? 란 뜻이다.
그런데 그 글자 모양이 좀 요상하다. 아무리 보아도 부적글자처럼 보인다. 세로쓰기로 문지르듯 썼으니 당연한 일이다.

"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 참 궁금하네. 자 그럼 이 종이를 들고 촛불에 불을 당겨 태우면 되겠네.  그러면 신께서 당신 직업이 뭔지 알려 주시겠지."

오른 손에 그 종이를 들고 촛불에 갖다 대는 순간이었다. 마치 엉덩이에서 스파크라도 난 듯이 벌떡 일어나더니 절을 3 번이나 한다.
" 참 대단하십니다. 역시 그러시군요. 기가 막힙니다.  
저는  종로 3가에서 부적으로 먹고사는 중생입니다."

2005년 3월 22일  공명/서산 / 김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