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편지>
선생님께 올립니다
그 어느 해보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는 요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 자주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불초소생 제 나름의 바쁜 일과로 문안을 여쭙지 못하였습니다.
선생님 저는 현재 0000000로 승진 발령되어 근무하고 있습니다.
000 지역의 경우 승진발령되면 00000 기관으로 발령되는 것이 통례였으나, 저의 학업 등을 이유로 000 부의 지원과 많은 분의 도움으로 이곳으로 발령받아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도와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도 남은 학업을 완결하고 미력하나마 000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다짐하여 봅니다.
그리고 선생님 !
제가 결혼하며 생활하여 온 현재의 집을 떠나 이번 휴일 날 새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이사하게 되어 온 가족들은 많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대출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건강, 교육, 생활편의 등 여려 면에서 중대한 결심한 끝에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쪽으로 오실 기회가 계시면 누추하지만 저의 집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승진과 근거리 발령, 좋은 곳으로의 이사와 남은 학위과정의 수행 등,
처음 선생님을 만나 뵙기 이전의 저로서는 상상으로만 그리던 그 많은 소망과 꿈을 이루어가고 있어 선생님과 제불성신께 깊은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쉽지 않으며,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도전 속에 더욱 발전하며 인간을 위해, 세상을 위해, 그리고 가정과 자신의 부단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늘 엄정히 지도하여 주시고, 격려하여 주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절차탁마하는 불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더욱 건강하시고, 대영계연구소의 발전을 두 손 모아 기원힙니다.
2006년 8월 상하 올립니다.
<답장>
“부처님은 중생들을 위하여 일하는 노동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염천 대 낮에도 일하십니다.”
상하,
많은 고통과 인내의 세월 속에 잠자던 희망이 이제야 조금씩 보람을 찾아 갑니다.
승진과 영전과 좋은 자리로의 이사,
남은 과제는 행복한 생활입니다.
갖춰진 틀에서 행복을 찾으면 되는 일입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
그저 좋은 일만 이어지면 행복합니다.
하지만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삽시다.
대 낮에 웬 촛불이냐고 하지만, 마음을 밝힌다는 뜻이지요.
향을 피우는 마음으로 삽시다.
이미 향내가 진동하는데 웬 향이냐고 하지만, 마음의 구린내를 뺀다는 뜻이지요.
경을 읽는 마음으로 삽시다.
이미 경을 다 외우고 있는데 웬 경을 또 읽느냐고 하지만, 마음의 경 줄은 아직도 멀다는 뜻이지요.
마음속의 행복은 행운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이 애써지어다 주시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중생들을 위하여 일하는 노동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염천 대 낮에도 일하십니다.
만천하에 부처 아님이 없다고 말로만 하지 말고,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세요.
누가 묻습니다. 보(布)시(施)가 뭐냐고요.
보시 그거 별거 아니에요. 고마움의 표시에요.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고맙지도 행복하지도 못해서 보시가 아니더군요. 그저 아직도 거지 적선일 뿐이지요.
하하, 상하,
웃고 삽시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는데,
자신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을 어느 날 잘 되새겨 보니
그들에게는 한 가지가 빠졌더군요.
그들은 웃는 얼굴을 보여준 일이 별로 없었더군요.
행복은 웃음 속에서 꽃이 피고
끝이 없는 즐거움을 던져주면서
우리 중생들에게 지옥과 같은 고생길도 그저 그런 길로 느끼게 해주는 힘을 가졌지요.
그래서 부처님은 우리에게 웃으라 하십니다.
행복한 삶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상하의 가족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2006년 8월 29일 제마 김세환 법선사 합장 배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