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어두워질 무렵.
그들이 죽은 현장에서 약 500미터 가량 떨어진 자리, 그 곳에 마침
도로변이기는 하지만 제를 지낼만한 자리가 있었다.
비는 후두둑 후두둑 내리고 비감에 가득한 분위기였다.
백백교를 믿다가 죽어 간 사람들을 위한 영가천도식을 올렸다.
그들은 죽은 다음 거의 70년이 다 된 오늘도 그 자리에 있었다.
가여운 희생자들은 어디에 떠나지도 못하고 죽음의 고통을 하소연한다.
그들을 천도하는 데는 일종의 주술이 요구되었다.
왜냐하면 오랜 동안 해멘 혼들이라서 힘을 실어 주지 못하면 떠나기 어
렵기 때문이다.
나무 상자에 소금과 쌀을 담고 그 위에 현장에서 딴 칡 잎을 덮어
천도에 요구되는 생기를 만든 다음 그 힘으로 기를 살려서 차원이 다
른 세계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이런 주술 공법은 신의 계시에 따라서 이뤄지는 것으로서 머리로 생각
한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백백교 영혼들의 천도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프로를 제작한 PD
는 생전 처음 보는 이런 주술기도법에 놀라며 감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