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마법선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귀신이야기
  • 제마
  • 귀신이야기
  • 제마
귀신이야기 게시판
당귀라니요 ?

귀신의 정체를 정확하게 알아 내지 않고 귀신을 퇴치한다고 하는 일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지난 4월 초파일 오전 11시 좀 지나 지방 어느 도시에서 웬 남자가 전화를 한다.

“ 저, 저의 집 사람이 아파서 전화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사람한테 가서 3번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전혀 차도가 없어서요. 선생님한테 치료를 받아 봐야 할 것 같아서, 전화 드립니다.”
부부가 나타난 것은 그로부터 3주가 지나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돈을 냈으니 아까워 혹시나 나을지 몰라 더 다녔던 모양이다. 그러나 전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찾아 왔다.

“ 넌 누구냐 ?”
정체불명의 아이 하나가 빙의되어 있다가 나타나기에 물었다.

“ 전 진명공자라 카고예. 오래 댔어예. 이 남자 집안에 대대로 모시든 관우사당에 시자로 있던 몸이지예. 80년 전에 사당을 뽜(부숴) 없애믄서 오도가도 몬 하는 신세가 댔거등예. 그래서 이 남자 백모  되는 사람한테 조상신으로 갔다가, 다부(다시) 여(여기)~ 까지(이 사람에게) 오는데 시간이 제법 걸맀서예.”

사투리가 역력한 기나긴 역사적 노정을 들어 보니 너무나 불쌍했다.

고향에서 떠난지가 아주 오래된 동자신이다. 본래는 이 남편의 집안에서 모시던 관우사당의 아래 동자였다가, 사당이 없어지고, 나중에 다시 갔던 백모조차 자기를 모시지 않아서 갈 자리가 없어서 여기까지 왔다는 사연이다.
“ 어떻게 해줄까 ? 그냥 둘까 ? 그러면 부인 몸이 나을 것 같지 않으니 , 내가 편안한 자리로 보내줄까 ?”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 진명공자라, 본래 중국에서 유래한 신인데, 여기까지 와가지고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렸구나.--

궁금해서 남편에게 물었다.
“ 그 퇴마사는 이 귀신을 어떤 귀신이라고 합디까 ?”
“ 당귀(堂鬼)라고 합디다.”
귀를 의심했다.
당귀라는 말은 여느 무속인들은 자주 쓰지 않는 말이다. 필자가 자주 쓰는 말이며, 무당 죽은 귀신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혹시나 내가 잘 아는 퇴마사 같았다.
“ 치료받으러 간 퇴마사가 혹시 000 아니요 ?”
“ 예, 그렇습니다. 우째 아시니꺼 ?”
“ 당귀는 당귀(唐蘬)밭에나 가야 있지, 왜 여기 붙어 있을까 ? 허 참.”
며칠 후 천도재를 올리고 금방 다 나았다.
단  한 번에 천도하여 나은 것이다.
동자는 장난깜을 가지고 오래 동안 놀다가 대명천이라고 하는 좋은 세계로 인도해 주니 춤을 깡충깡충 추면서 날아갔다. 요즘도 가끔 그 귀여운 아이 생각이 난다.

2006년 8월 17일 제마   법산 / 김세환